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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HBM4' 다음 판 짠다…삼성·SK, HBM4E·커스텀 HBM 로드맵도 가속화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8 16:04

수정 2026.02.18 16:04

삼성·SK, HBM4 양산 출하 경쟁 1·4분기에 정점
삼성 최초 공급, SK 고객사 최적화 후 작업 납품
HBM4E, 커스텀HBM 차세대 메모리도 미리 준비
HBM '설계 최적화' 경쟁 본격화, 韓 인재 매력도↑
삼성전자 HBM4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HBM4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국내 메모리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양산 출하와 동시에 7세대인 HBM4E와 커스텀 HBM 등 차세대 메모리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사 모두 올 1·4분기 엔비디아 HBM4 공급망 진입을 본격화해 초기 물량 확보와 시장 신뢰도 제고에 나서는 한편, 차세대 기술 로드맵도 동시에 구체화하며 'HBM4 이후' 경쟁 구도까지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6세대 납품 본격화, 차세대 경쟁도 수면 위


SK하이닉스 HBM4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HBM4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제공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으며, SK하이닉스도 올 1·4분기를 기점으로 엔비디아향 납품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에 올해 공개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물량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양사의 HBM4 성능과 수율(양품 비율), 안정성을 둘러싼 검증도 집중적으로 이뤄진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업계 최고 성능의 HBM4 양산 출하를 공식화하며 '속도전'의 포문을 열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양산 출하한 HBM4 제품 가격이 약 700달러(약 100만원) 수준이며, 전작(HBM3E)과 달리 고객사와의 협상에서 가격 우위도 점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도 이달 중 고객사 최적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납품을 목표로 막바지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사가 진입해도 시장 주도권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1위 자리 수성 의지를 분명히 했다.

양사의 경쟁은 설 이후 HBM4를 넘어 차세대 제품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양사는 차기 계획 등을 공개하며 다음 세대 경쟁을 공식화한 상태다. HBM4E는 HBM4의 기본 구조를 기반으로 동작 속도와 대역폭, 전력 효율을 한층 끌어올린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HBM4 세계 최초 출하를 알리면서 "7세대 HBM4E는 올해 하반기 중 샘플 출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내부 계획에 맞춰 HBM4E 준비를 하며, HBM4E부터는 최선단 공정 1c D램(10나노급 6세대)을 적용해 성능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커스텀 역량 화두에…'러브콜' 받는 韓 인재
내년부터는 HBM 경쟁의 핵심은 '맞춤형', '설계 최적화'로 이동할 전망이다. 고객사별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하는 '커스텀(맞춤형) HBM' 시대로 진입하는 것이다. 커스텀 HBM은 AI 반도체 종류에 따라 맞춤 설계해 HBM 성능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4가 초도 공급망 진입 경쟁이라면, 커스텀 HBM부터는 고객 요구에 맞춘 성능·전력 효율 최적화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맞춤형 HBM 시장을 겨냥해 삼성 cHBM(커스텀 HBM)과 zHBM 등 고도화된 개념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들과 커스텀 HBM 기술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며, 파트너사와의 원팀 협력을 통해 최적의 제품 공급을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HBM을 비롯한 AI 반도체 경쟁이 고도화되면서 뒷받침할 고급 반도체 인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빅테크들은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된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HBM 등 메모리 전문성과 설계 역량을 동시에 갖춘 한국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테슬라코리아의 AI 칩 디자인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며 공개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이 설계·공정 전반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 인력을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HBM과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 인력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