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이후 잇단 대책에도 계층·지역 체감 엇갈려
무주택 상실감 확산·다주택 형평성 논란 재점화
정비사업·보유세 향방 놓고 기대와 우려 교차
무주택 상실감 확산·다주택 형평성 논란 재점화
정비사업·보유세 향방 놓고 기대와 우려 교차
[파이낸셜뉴스] 설 연휴 밥상머리 부동산 민심은 뚜렷하게 갈렸다. 집값 안정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내 집 마련 기회가 좁아졌다는 불만도 컸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를 시작으로 9·7 공급대책,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이어 올해 1·29 추가 공급대책까지 이어졌지만 점수는 높지 않았다. 특히 정책 효과에 대한 체감은 계층과 지역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서울은 포기" "현금 부자만 유리"
가장 강한 불만은 무주택 실수요자층에서 나왔다.
서울 거주 30대 여성 직장인도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대출이 막히고 매물은 빠르게 소진된다"며 "고민하는 사이 가격이 더 오른다"고 토로했다. 분양을 대안으로 보지만 "가점 장벽이 높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기 안양 거주 40대 여성 직장인은 "학군이 좋은 지역일수록 가격이 더 빠르게 올라 격차가 벌어졌다"며 "실거주 이동 사다리가 끊긴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 거주 40대 남성 직장인 역시 "지금은 현금 보유자만 움직일 수 있는 시장"이라며 정책 취지와 체감의 괴리를 지적했다.
전월세 시장에 대한 불안도 이어졌다. 다주택자 매물이 줄면 전세난이 심화되고 결국 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서울 내 핵심 지역 선호가 강화되면서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주택 규제에 형평성 논란 커져
다주택 규제를 둘러싼 형평성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기도 거주 60대 여성 원룸 임대업자는 "호실마다 주택 수로 계산하는 방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주택 수가 아니라 총 가액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60대는 "정부가 다주택자를 죄악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북에 사는 30대 남성은 "강남 고가 1주택과 지방 소형 2주택을 동일하게 보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 거주 40대 남성 직장인도 "무주택자를 위한 정책이라면 기다려볼 수 있지만, 모두 집을 사지 말라는 신호라면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서울의 40대 남성 직장인은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의 전월세 매물이 줄면서 당분간 공급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정책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 거주 30대 남성 직장인은 "다주택 규제에 이어 예고된 보유세가 현실화되면 일정 부분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며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한다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자금이 주식 등 다른 투자처로 이동할 수 있도록 시장을 키우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비사업 지역의 분위기도 예민하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 일대에서는 관리처분 인허가를 둘러싸고 조합원과 구청장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마포·용산 일대에서는 공공임대 확대 계획 이후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재건축·재개발 속도와 공급 방향이 향후 지역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 가운데 불안감은 공통적으로 감지됐다. 설 연휴 이후 실제 거래와 매물 흐름이 체감 변화를 좌우할 전망이다.
ljb@fnnews.com 이종배 장인서 전민경 권준호 최아영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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