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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銀 순익 20조 시대 열었지만… 건전성 지표는 후퇴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8 18:31

수정 2026.02.18 18:31

NPL 커버리지 200% 붕괴
부실대응 완충력 약화 진입
고금리에 생산적 금융 부담
5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합산 순이익 20조원 시대에 진입했지만 은행권의 위기 대응 여력을 보여주는 핵심 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리 상승 흐름까지 겹치며 지표의 추가 악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단순평균)은 지난해 말 기준 175.6%를 기록했다. 해당 지표가 연말 기준으로 2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처음이다. 2023년 말(252.6%)와 비교하면 2년 만에 77%p가 낮아졌다.



NPL 커버리지는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로,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은행이 자체적으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은행권에서는 통상 200% 이상을 안정 구간, 150~170%를 완충력 약화 구간, 120% 이하를 관리 부담 확대 구간으로 본다. 현재 은행권 평균은 완충력 약화 구간에 진입했고, 일부 은행은 150% 안팎까지 내려온 상태다.

우려되는 대목은 금리 상승으로 추가적인 NPL 커버리지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금리가 오르면 차주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 연체율이 상승하고, 요주의여신과 NPL로의 전이가 빨라질 수 있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근 연 4.010~5.380% 수준으로 올라서며 14개월 만에 4%대(하단 기준)를 회복했다. 금리 하락 기대가 약화된 가운데 증시 강세에 따른 '빚투' 수요가 겹치며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월에 950억원 증가했다.

NPL 커버리지의 지속적인 악화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5대 금융지주는 올해를 기점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500조원 이상을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부실 증가 속도가 충당금 적립 속도를 앞서게 되면 은행은 추가 충당금 적립이나 대출 보수화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는 수익성 압박과 함께 여신 공급 여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NPL 커버리지 하락을 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금리 상승 국면에서 부실 전이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적 금융을 본격 확대할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과 성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가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