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구토가 계속" 26세女, 알고 보니 심각한 '이 병' [헬스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9 05:20

수정 2026.02.19 05:20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싱가포르의 20대 여성이 단순 위장병인 줄 알았던 구토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희귀 난치성 신경질환인 시신경척수염을 진단받은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26세 여성은 최근 식사가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구역질과 구토에 시달렸다. 초기에는 식중독이나 급성 위염을 의심해 소화기 내과 약을 복용했으나 차도가 없었고, 결국 응급실을 찾아 신경과 정밀 검사를 받게 됐다.

시신경과 척수를 공격하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뇌의 구토 중추가 위치한 후야구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정밀 검사를 통해 면역체계가 시신경과 척수를 공격하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인 시신경척수염으로 진단했다.



해당 환자는 즉시 입원해 고용량 스테로이드 요법과 혈장 교환술 등 집중 면역 치료를 받았다. 입원 2주 후 참기 힘들었던 구토 증상이 멈췄으며 마비나 시력 저하 등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퇴원했다. 이후 6개월간의 추적 관찰에서도 재발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 의학저널(Cureus Journal of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통증 어떻게 발생하나 가장 중요

구토 증상이 나타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요소는 복통 여부다. 구토와 함께 심한 복통, 설사, 발열이 동반된다면 식중독이나 급성 위염, 장염 등 소화기계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 복통이 상복부에 집중돼 등 쪽으로 뻗친다면 급성 췌장염을, 오른쪽 아랫배로 이동한다면 충수염(맹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면 소화기 증상 없이 구토만 나타난다면 뇌나 귀의 문제를 살펴야 한다. 분수처럼 뿜어내는 분출성 구토는 뇌압 상승으로 뇌의 구토 중추가 자극받을 때 주로 발생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자세를 바꿀 때 구토가 심해진다면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 등 귀 질환일 확률이 높다.

뇌 질환 중 뇌종양은 종양이 서서히 커지며 뇌압을 높이기 때문에 증상이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아침 기상 직후 두통과 구토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뇌출혈은 혈관이 터지는 순간 압력이 급격히 상승해 증상이 즉각적이다. 극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 의식 소실, 편마비 등이 수분 내에 발생하므로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중추신경계 질환 원인, 구토 딸꾹질 지속되는 것 특징

일반적인 항구토제나 소화제에 반응하지 않고 구토가 장기간 지속되는 난치성 구토는 시신경척수염 등 중추신경계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시신경척수염 환자의 약 10~20%는 뇌의 구토 중추인 후야구가 먼저 공격받는 '후야구 증후군'으로 병이 시작된다. 시력 저하나 사지 마비가 오기 전 수일에서 수주 동안 이유 없는 구토와 딸꾹질이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위장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구토나 딸꾹질이 48시간 이상 멈추지 않는다면 신경과 진료가 필요하다. 시신경척수염은 완치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최근 다양한 재발 억제 치료법이 개발돼 조기에 발견하면 예후가 좋다.
방치할 경우 치명적인 장애를 겪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꾸준한 면역 억제 치료가 필수적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