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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럽에 부정적인 美 행보에도 "자체 핵무장 고려 안 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9 06:23

수정 2026.02.19 06:24

독일 메르츠 총리 "자체 핵무장 고려 원치 않아"
영국-프랑스 핵무기, 독일에 美 핵무기와 나란히 배치할 수도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독일 트리어에서 열린 기독민주당(CDU)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독일 트리어에서 열린 기독민주당(CDU)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여전히 전범 국가 낙인을 달고 있는 독일이 최근 유럽 방위에 부정적인 미국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핵무장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이날 공개된 정치 팟캐스트 마흐트벡셀에서 "독일이 자체 핵무기 개발을 고려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 독일 통일 당시 체결된 '2+4 조약(동·서독 및 미·영·프·소)'과 1970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독일은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로 했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다만 메르츠는 독일이 유럽의 핵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를 활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 공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제에 따라 서부 뷔헬 기지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를 함께 운용하는 핵공유에 참여하고 있다.



앞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EU 내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이 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연설에서 유럽 차원의 핵 억지력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나토 회원국 방위에 부정적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러시아의 군사 압박에 대항해 유럽 차원의 '핵우산'을 언급했다. 그는 "나는 미국이 우리 편에 설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기 독일 총리의 역사적 요청에 따라 우리의 핵 억지력을 통해 유럽 대륙의 동맹국을 보호하는 전략적 논의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에 조건이 맞으면 프랑스 핵무기를 이웃 유럽 국가에 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18일 메르츠는 미국 핵무기를 공유하는 현재 정책을 "이론적으로 영국과 프랑스 핵무기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프랑스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해상 기반이라고 덧붙이며 독일이 프랑스 핵무기를 배치하려는 경우 기술적·실무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츠는 프랑스와 핵전력 협력에 대해 "우리는 아주 초기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까지 벌어진 일은 독일 총리가 프랑스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얘기해보자'고 말한 것뿐이며 그 이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독일·프랑스·스페인이 참여하는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인 미래전투공중체계(FCAS)에서도 핵무기가 실무적 이견을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메르츠는 "프랑스는 핵무기 운반이 가능하고 해상 항공모함에 착륙할 수 있는 항공기가 필요하다"며 "이는 현재 독일 연방군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