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이란 강경 대치에 중동 긴장, 전면전 가능성 "90%"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9 08:19

수정 2026.02.19 08:23

美 국무부, 이란과 2차 핵협상 직후 이란 관계자 18명 비자 제한
美 부통령부터 트럼프까지 반복해서 이란 공격 암시
이란에 비핵화 협상 강조하면서도 이견 많다고 덧붙여
이란, 美 압박에 로켓 발사 등 강경 대응
몇 주 안에 전면전 가능성 "90%" 주장도 있어
1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시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이 인쇄된 신문을 들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시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이 인쇄된 신문을 들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이란과 2차례 비핵화 협상을 진행한 미국 정부가 2차 협상 직후 이란 관계자들의 미국 비자를 제한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에 이란은 로켓 발사와 군사 훈련을 꺼내 들어 미국과 대치를 이어갔으며, 외신에서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양국의 충돌 가능성이 90%라는 주장도 나왔다.

美, 이란 비자 제한...군사 공격 재차 강조
미국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란 관료와 통신 산업계 간부 18명과 그들의 직계 가족에 대한 미국 비자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벌어진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언급하고 "이란 정권은 수만 명의 평화적 시위대에 대해 폭력과 탄압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란 정권은 범위와 기간 면에서 전례 없는, 거의 전면적인 전국 인터넷 차단을 시행했으며, 이는 학대 행위에 대한 독립적인 기록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이란 국민을 세계로부터 단절시켰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이번 제재 대상에 오른 18명이 인터넷 차단 등으로 이란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 권리를 억압하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에 공모하거나 공모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판단했다.

지난 1기 정부부터 이란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폭격하고,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중동 지역에 2개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했다. 그는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이란 정권이 교체되지 않으면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며 다시금 비핵화를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 6일 오만에서 약 8개월 만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고 17일 스위스에서 다시 만났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같은 날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외교적 선택지를 통해서든, 아니면 다른 대응을 통해서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도양 군사 거점을 모리셔스에 반환하려는 영국을 말리면서 이란을 공격할 때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밴스의 발언 이후 18일 미국 선물 시장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4.59% 급등한 배럴당 65.19달러에 거래됐다.

유럽우주국(ESA)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촬영한 위성 사진에서 미국 해군의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CVN-72)이 이란 해안에서 약 700km 떨어진 아라비아해에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무력 개입을 시사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던 링컨함을 중동으로 옮겼고, 이달에는 지중해에 배치됐던 USS 제너럴 R. 포드 항공모함(CVN-78)까지 중동으로 보냈다.AFP연합뉴스
유럽우주국(ESA)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촬영한 위성 사진에서 미국 해군의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CVN-72)이 이란 해안에서 약 700km 떨어진 아라비아해에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무력 개입을 시사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던 링컨함을 중동으로 옮겼고, 이달에는 지중해에 배치됐던 USS 제너럴 R. 포드 항공모함(CVN-78)까지 중동으로 보냈다.AFP연합뉴스

몇 주 안에 전면전 가능성 "90%"
미국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이란을 향해 "합의를 하는 게 매우 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을 공격할 많은 이유와 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가 "항상 미국과 미군, 미국인에 최선의 이익이 뭔지 고민하고 있으며, 이것이 그가 모든 종류의 군사 행동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레빗은 스위스 협상에 대해 "약간의 진전이 만들어졌지만, 몇몇 이슈에서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압박에 강경 대응했다. 18일 이란 정부는 이날 자국 남부 지역에서 로켓 발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항공안전공지'(NOTAM)를 발령했다. NOTAM은 조종사와 항공 관계자에게 위험 요소를 사전 통보하는 공식 항공 안전 경고 시스템으로, 군사 발사 활동 전 일반적으로 발령된다. 이란은 이번 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해군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오만해와 인도양 북부에서 러시아와 공동 해군 훈련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18일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이란 비핵화 협상 결렬 시 이란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트럼프 참모는 "주변 일부 인사는 트럼프에게 이란과 전쟁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나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우리가 무력 행동을 보게 될 가능성이 90%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전쟁이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한층 가까워졌다며, 전쟁이 곧 시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악시오스와 접촉한 관계자들은 지난달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나포한 정밀 타격 작전을 지적하면서 이란과 충돌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들은 미국이 지난해 이란 핵시설 폭격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과 합동으로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지난해 폭격보다 훨씬 광범위한 작전을 진행할 계획이며, 해당 작전이 베네수엘라와 달리 몇 주에 걸친 본격적인 전쟁에 가깝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2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2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