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민승기 교수팀, ‘탄소중립’ vs ‘탄소감축’ 극한 산불기상 미래 비교
19일 POSTECH(포항공대)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탄소배출을 줄이는 ‘탄소중립’만으로는 산불 위험을 충분히 낮출 수 없고, 대기 중에 쌓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탄소감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형 산불은 더 잦아지고, 강해지고 있다. 산불은 흔히 낙뢰나 담뱃불, 실화 등 ‘불씨’의 문제로 여겨지지만 진짜 문제는 기온, 습도, 바람이 만들어 낸 기후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POSTECH 연구팀은 기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두 가지 미래를 비교했다. 하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다른 하나는 이미 대기를 떠도는 이산화탄소까지 줄이는 ‘탄소감축’ 시나리오다.
분석 결과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곳곳에서 산불 위험은 여전히 큰 상태를 유지했다. 북반구 저위도 지역에서는 오히려 위험이 커지기도 했다. 반면, ‘탄소감축’ 시나리오에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줄면서 기온이 내려가고 습도가 높아져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크게 완화됐다. 이러한 효과는 기존에 산불 위험이 큰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단순히 기온 변화 때문이 아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바다와 대기의 거대한 흐름을 바꾸고, 강수 패턴과 기온 분포를 바꾼다. 대서양 자오면 순환의 변화, 열대수렴대 위치 이동 등 대규모 기후 시스템의 재편이 지역별 산불 위험을 좌우한 것이다.
탄소 포집·저장 기술, 탄소 제거 기술, 산림 복원 등 자연 기반 탄소 흡수 전략을 포함한 탄소감축은 필수라는 지적이다. 탄소중립 이후의 세계가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민승기 교수는 “탄소중립은 산불 위험 증가를 멈추는 단계일 뿐, 이미 커진 위험을 되돌리는 해법은 아니다”며 “극한 산불로부터 사회와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넘어서는 탄소감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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