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인근 수천명 맞불 집회
[파이낸셜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법원 앞에 모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분통이 터져나왔다. 반면 맞불 집회 참석자들은 내란죄 인정을 반기면서도 사형이 선고되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19일 오후 3시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정곡빌딩 앞에서 신자유연대 등이 개최한 집회에는 500명 이상이 모여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를 지켜봤다. 이들은 태극기·성조기와 함께 '윤어게인' '공소기각'이 적힌 팻말을 든 채 초조한 표정으로 주문 낭독을 기다렸다.
현장에는 '우리가 윤석열이다' 대형 깃발 6개가 걸렸으며 '하나님께서 윤석열 대통령님 부활시킨다' 등 현수막도 설치됐다.
재판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한 데 이어 12.3 비상계엄을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으로 판단하자 집회 참석자들은 "나라 망했다" "무효다" 등 고함을 지르며 항의했다. 일찌감치 자리를 떠나는 참석자도 여럿 보였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가 내려진 뒤 공소기각을 기대한 지지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재판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욕설을 내뱉었다. 일부 참석자는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김모씨(45)는 "공소기각은커녕 비상계엄 선포라는 대통령 고유 권한을 부정하고 내란으로 인정한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새벽 사이에 다 끝난 일을 갖고 내란 운운하는 여당이 진짜 내란 세력이다. 정부를 마비시킨 데 따른 대통령의 처절한 절규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주민 최모씨(32) 역시 "결국 재판부가 현 정부의 권력에 무릎을 꿇었다"며 "그나마 사형하지 않은 것은 양심의 가책을 느낀 결과물로 보인다. 2심도 안 된다면 대법원 상고까지 계속 투쟁해 반드시 죄 없는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근처에서는 촛불행동 주최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선고를 촉구하는 맞불 집회가 개최돼 수백명이 운집했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엄벌하라' '법치파괴 조희대를 탄핵하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과 깃발을 게시하고 연단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재판을 시청했다.
이날 내란죄를 인정한다는 재판부 발언이 나올 때 집회 참석자 사이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다만 법정 최고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데 그친 재판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집회 참석을 위해 하루 휴가를 사용한 직장인 박모씨(28)는 "공무원 출신과 고령인 점을 고려했다는 재판부 판단에 매우 유감"이라며 "오직 자기 권력을 지키기 위해 불법 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가 친위 쿠데타의 위험성을 더 심각히 인식한다면 사형을 선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 정모씨(47)도 "내란인데 초범이라 봐주는 게 어딨냐"며 "소극적으로 대응한 일부 군인과 국회로 달려온 국민 덕분에 계엄 사태가 몇 시간 만에 끝난 것이지 결코 경고성 계엄이 아니었다. 촛불 국민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시점에서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에게 사형이 선고되지 않아 너무 아쉽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경찰은 기동대 16개 부대와 1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법원 청사 인근에는 '버스 차벽'이 전날부터 세워졌으며, 수십명의 경찰이 조를 구성해 순찰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0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징역 18년을 각각 선고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에게는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10년, 징역 3년이 선고됐다.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 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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