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계절 닮은 가벼운 와인 인기
산뜻한 바디감과 섬세한 맛 돋보여
선명한 산미가 나른한 춘곤증 날리고
피크닉땐 로제 샴페인으로 낭만 두배
산뜻한 바디감과 섬세한 맛 돋보여
선명한 산미가 나른한 춘곤증 날리고
피크닉땐 로제 샴페인으로 낭만 두배
겨울의 끝자락을 지나 낮 기온이 완연한 영상권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봄의 서막이 올랐다.
계절의 변화는 단순히 옷차림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미각과 소비 패턴 역시 계절의 온도를 따라 함께 움직이며, 와인은 이 같은 흐름을 가장 민감하고 감각적으로 반영하는 분야 중 하나다.
찬 바람이 불던 겨울철에는 묵직한 바디감을 지닌 레드 와인이 주로 선택됐다면,
봄으로 접어들면서 잠들었던 입안을 깨우는 산뜻한 산미와 향긋한 아로마, 투명한 봄볕을 닮은 가벼운 바디감의 와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 말보로 소비뇽 블랑, 봄의 초록을 담다
봄철 와인 소비의 핵심 키워드는 '생동감'과 '조화'다.
특히 야외 활동과 소규모 모임, 봄 제철 음식 선호 현상이 늘어나면서 청량한 화이트 와인부터 섬세한 피노 누아, 로맨틱한 로제 샴페인까지, 봄의 정취를 온전히 담아낸 와인들이 계절의 미각을 이끈다.
봄의 시작과 가장 잘 어울리는 품종은 단연 소비뇽 블랑이다. 이 중에서도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독보적인 테루아를 고스란히 담아낸 '더 베터 하프 말보로 소비뇽 블랑'은 갓 돋아난 새순을 연상시키는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잔에 따르는 순간부터 선명한 산미와 신선한 과실 향이 풍성하게 피어오르며 후각을 자극한다.
자몽과 라임, 청사과로 이어지는 시트러스 계열의 아로마는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 감각을 깨워준다. 여기에 소비뇽 블랑 특유의 풀 내음과 허브, 깨끗한 미네랄 뉘앙스가 더해져 입안을 정화하는 듯한 깔끔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한국의 봄철 식재료와 뛰어난 궁합을 보인다. 냉이와 달래 등 쌉싸름한 봄나물 요리는 물론 식초를 가볍게 곁들인 해산물 샐러드와 만났을 때 와인의 산도가 음식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 로제 샴페인, 낭만적인 봄날의 정점
소비뇽 블랑이 경쾌한 시작을 알리는 전주곡이라면, '몬테스 알파 샤도네이'는 봄날의 따스한 햇살을 닮은 풍요로운 협주곡이다. 샤도네이가 봄에 더 인기 있는 이유는 풍부한 과실 풍미와 절제된 오크 숙성이 만들어내는 정교한 균형감이다.
파인애플과 망고 같은 열대 과일의 화사한 향을 중심으로 숙성 과정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한 바닐라와 토스트 뉘앙스가 겹겹이 층을 이루며 복합적인 풍미를 완성한다.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입안에서 느껴지는 매끄러운 질감과 안정적인 구조감은 음식과의 조화 폭을 넓혀준다. 크림 파스타나 치킨 요리, 버섯을 활용한 리조또와 곁들였을 때 와인의 산미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요리의 여운을 정갈하게 정리한다.
■ '샤도네이'의 우아함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도 봄은 새로운 즐거움의 계절이다. 묵직하고 거친 탄닌 대신, 실크처럼 부드럽고 섬세한 '칼레라 센트럴 코스트 피노 누아'가 그 주인공이다. 피노 누아는 세계에서 가장 섬세한 품종으로 꼽히며, 따뜻해진 날씨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레드 와인이다.
체리와 라즈베리 등 붉은 과실 향이 중심을 이루고,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한 스파이스와 대지의 뉘앙스가 더해지며 깊이를 완성한다.
투명할 정도로 맑은 루비 빛 컬러는 시각적으로도 봄의 정취를 자극한다. 가벼운 육류 요리나 훈제 연어, 브런치 메뉴와 잘 어울리며 낮 시간 테라스 모임에서도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 봄의 서정을 닮은 '피노 누아'
봄의 절정, 기념일이나 야외 피크닉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로제 샴페인이다. 이 중에서도 '샴페인 빌까르 살몽 르 로제'는 시각과 후각,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봄 와인의 정점으로 불린다. 옅은 핑크빛 컬러는 화사한 봄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층 로맨틱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섬세한 기포와 함께 산딸기, 스트로베리 등 신선한 베리류의 향이 생동감 있게 퍼지며, 단단한 구조감과 섬세한 산미가 전채부터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야외에서 즐기는 핑거 푸드부터 마카롱 같은 디저트까지, 이 와인이 닿는 곳마다 봄의 낭만은 배가된다.
두꺼운 외투를 벗듯, 와인 소비 역시 품종의 무게감이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일상 속 다양한 음식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더욱 유연한 선택으로 확장되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4가지 스타일의 와인들은 단순한 음용을 넘어,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해방감과 설렘을 공유하는 매개체가 된다.
와인수입사 나라셀라 관계자는 "결국 봄의 와인은 단순히 '맛있는 술'을 넘어 겨울 동안 정체되었던 감각을 깨우고, 제철 식재료들과 호흡하며 일상의 활력을 되찾아주는 미식의 동반자"라며 "무겁지 않으면서도 개성이 뚜렷한 이 와인들은 봄을 가장 감각적이고 품격 있게 즐기는 방법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