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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쟁·내분에 빠진 여야, 민생은 언제 돌볼 텐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9 19:11

수정 2026.02.19 19:11

다주택자 논쟁에 혁신 현안 무시돼
권력투쟁 매몰된 정치에 여론 싸늘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설 명절 민심이 정치권에 던진 메시지는 "제발 민생 현장으로 돌아오라"는 말로 요약된다. 여야 모두 자화자찬과 남 탓으로 일관하는 정쟁에 빠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힘 모두 당내 분란으로 제 몸조차 가누기 힘들 지경이다. 권력 투쟁에 빠진 정치를 보면서 국민들이 무슨 기대를 걸겠나.

더구나 설 명절 기간 부동산 논쟁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슈가 집 많은 사람과 없는 사람 간 갈라치기식으로 비화되고 있다.

부동산 이슈 중에서도 다주택자 논쟁이 침소봉대되면서 우리 사회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 물론 부동산은 중요한 관심사이며 정책 사안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이 마주한 현안은 그것 하나가 아니다.

우선 다양한 민생 현안들이 있다. 고용 시장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깊은 침체 속에 있다. 번듯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 자체를 포기한 '쉬었음'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더 만들어낼 것인지 치열하게 논의하는 생산적인 국회의 모습을 국민들은 보고 싶어 한다.

체감물가 역시 공식 통계와 서민의 현실 사이에 괴리감이 크다. 물가가 대체로 2%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밥상머리 물가는 서민들의 큰 고민이다. 일자리와 물가, 이 두 가지에 정치권이 귀를 닫는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국외 변수도 심상치 않다.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양측의 강경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안정세가 기대되던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다시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질수록 원유 수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증폭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한국 경제에 유가 상승은 단순한 연료비 문제가 아니다.

물류비 상승은 제조원가를 끌어올린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도화선이 된다. 가뜩이나 높은 물가에 신음하는 서민경제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중동발 긴장고조 여파로 국제유가와 금값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관세협상 향방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미국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이행과 조건들을 놓고 미국 측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우리나라의 실익을 동시에 고려한 정교한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럼에도 여야 정치권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편가르기와 남 탓 공방에 빠져 국제정세의 흐름을 놓칠까 우려된다.


당내 권력 장악과 지방선거에 매몰된 정치판을 보면서 국민들의 불신감은 높아질 뿐이다. 정치권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민생 현안 챙기기와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있는 국제정세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여야가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할 때 국민들도 정치를 신뢰하고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