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사설] 尹 무기징역 선고, 여야 모두 겸허히 승복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9 19:11

수정 2026.02.19 19:11

"국회 마비 목적 있어 내란죄 인정"
판결 수용하고 산적한 과제 살피길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사진=뉴스1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의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2·3 비상계엄 선포 443일 만에 내려진 사법 판단이다. 앞으로 2심과 대법원의 최종심이 남아 있어 법적 판단이나 형량이 바뀔 가능성은 있다. 특검의 구형량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장기독재를 목적으로 1년 전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특검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로 국회로 군대를 보내 상당 기간 국회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저지하고 마비시키려 했다는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비상계엄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행위로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했다. 국회를 봉쇄하고 포고령을 공포하는 등의 행위는 폭동에 해당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도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상급심이 남아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본 1심 재판부의 판결이 법리에 따른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본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이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한 통치 권한으로 내란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헌법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시 사회질서가 교란되어 치안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를 비상계엄 선포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비록 당시 야당이 입법폭주로 대통령의 권한과 정부 행정 수행에 지장을 주었을지언정 이를 국가 비상사태로까지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요건에 맞지 않는 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회를 장악하려 했다면 이를 내란으로 본 재판부의 법적 논리가 틀렸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설령 대통령의 고유한 헌법상 권한이라고 해도 국헌문란 행위는 내란에 해당한다고 본 법원 판단도 인정함이 마땅하다.

재판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 측은 항소할 것이다. 물론 상급심이 1심 판단을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이라는 중형이 선고된 이상 윤 전 대통령은 물론 야당인 국민의힘은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겸허한 자세로 국민 앞에 머리를 숙여야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양쪽 지지자들 역시 재판 결과를 둘러싸고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고 재판부에 대한 위해행위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지난 1년여 동안 국론 분열 양상은 어느 때보다 격심하다. 이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판단은 사법부에 맡겨두고 정치권이나 국민이나 경제와 민생을 돌아봐야 한다. 야당은 판결을 지켜보고 수용하면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게 가야 할 길이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과거에 얽매이는 것은 수구 정당의 본색이란 비난을 받을 뿐이다.


여당 또한 이제 내란재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야당을 공격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혹여 분열을 부추겨 정치적 이득을 보겠다는 심산이라면 맘을 고쳐먹기 바란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치권이 할 일이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