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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샐 준비 되셨습니까" 21일 韓 태극전사 '골든데이'…금메달 3개 폭풍 쏟아진다 [2026 밀라노]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0 13:00

수정 2026.02.20 17:01

"잠들지 마라, 대한민국! 드디어 진정한 '황금빛 질주'가 시작된다"
21일 새벽 5시 18분 쇼트트랙 남자 계주 결승전
21일 새벽 6시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21일 밤 11시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준결승전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김길리가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포효하고 있다.뉴스1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김길리가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포효하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폐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침내 대한민국의 '메달 본능'이 폭발할 골든데이가 밝았다.

21일(한국시간) 하루에만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최대 3개의 금메달이 쏟아질 전망이다. 거침없는 경쟁자들의 견제 속에서도, 태극전사들은 압도적인 기량과 끈끈한 팀워크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정조준하고 있다.

새벽의 정적을 깨는 첫 함성은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터져 나온다. 한국이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무려 4개의 금메달을 휩쓴 명실상부한 '절대 강세' 종목이다.



그 중심에는 올림픽 3연패라는 대업에 도전하는 최민정이 있다. 여기에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김길리와 노도희까지 가세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밀라노의 빙판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독무대가 될 준비를 마쳤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500m와 1000m를 제패한 2관왕의 네덜란드의 잔드라 벨제부르다. 여자부의 결승전 시각은 21일 오전 6시(이하 한국 시간)이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최민정이 출발하고 있다. 이날 계주에서 한국대표팀은 금메달을 차지했다.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최민정이 출발하고 있다. 이날 계주에서 한국대표팀은 금메달을 차지했다.연합뉴스

여자부의 열기는 20년 만의 금메달 탈환을 노리는 남자 5000m 계주로 곧바로 이어진다. 남자부는 여자부 결승전보다 약간 앞선 5시 18분에 펼쳐진다. 가장 큰 장벽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무려 4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이번 대회 1000m와 1500m 금메달을 휩쓴 동생 옌스 판트바우트와 심각한 부상을 딛고 500m 은메달로 완벽히 부활한 형 멜레 판트바우트의 기세가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남자 계주 대표팀이 결승진출에 성공한 이후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남자 계주 대표팀이 결승진출에 성공한 이후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개인전이 압도적인 스피드의 무대라면, 계주는 네 명의 선수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하는 '팀워크의 예술'이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죽이지 않고 다음 주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한국 특유의 '밀어주기' 기술과 찰나의 순간 승부를 가르는 변칙 전술은 세계 랭킹 1위의 품격을 여실히 증명한다. 네덜란드 형제의 개인기가 아무리 거세다 한들, 대한민국이 수십 년간 빙판 위에 새겨온 '계주 DNA'를 넘어설 수는 없다. 한국은 이미 월드컵에서도 2차례 우승을 한 남자 계주 랭킹 1위 팀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정재원이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질주하고 있다.뉴스1
스피드스케이팅 정재원이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질주하고 있다.뉴스1

달아오른 열광의 마침표는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의 '에이스' 정재원이 찍는다. 밤 11시 (이하 한국시간) 준결승전을 갖는다. 정재원은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다.

정재원은 20일 열린 1500m 경기에 깜짝 출전해 14위를 기록했다. 이는 철저히 매스스타트를 위한 '영점 조절'이었다. 갑작스러운 실전 투입에도 그는 "실전을 치러보니 긴장도 풀리고 속도 감각도 올라왔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랜만의 아웃코스 주행으로 빙질 적응까지 마친 완벽한 예열이었다.

정재원의 매서운 시선은 이미 강력한 우승 후보인 미국의 조던 스톨츠를 향해 있다.

"스톨츠가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폭발적인 스퍼트로 치고 나갈 때, 절대 그를 놓치지 않겠다"는 구체적인 필승 전략까지 세웠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코너워크 기술을 앞세워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는 정재원이 '골든데이'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것이다.

모든 예열은 끝났다.
거대한 경쟁자들의 등장조차 태극전사들의 거침없는 금빛 투혼을 막을 수는 없다.

대한민국으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는 골든데이다.


21일, 대한민국 빙상 전사들이 빚어낼 가슴 뜨거운 드라마에 전 국민의 심장이 다시 한번 요동칠 시간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