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법 위해 삭발 나선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5극 중심 인센티브 쏠림 명백한 차별"
정부, 3특 소외하며 통합만 밀어붙여
17개월 째 멈춘 강특법 심사 방치 답답
광역 통합 속도전보다 원칙 준수가 우선
전국 4개 특별자치시도 430만명 공동 대응
도민 마음 닫히기 전 정부·국회 응답해야
"5극 중심 인센티브 쏠림 명백한 차별"
정부, 3특 소외하며 통합만 밀어붙여
17개월 째 멈춘 강특법 심사 방치 답답
광역 통합 속도전보다 원칙 준수가 우선
전국 4개 특별자치시도 430만명 공동 대응
도민 마음 닫히기 전 정부·국회 응답해야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최근 국회 앞 아스팔트 위에서 삭발을 감행하며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배수진을 쳤다. 김 지사는 정부가 추진 중인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이 실제로는 광역 행정통합이 추진되는 5대 권역에만 인센티브를 몰아주고 이미 출범해 성과를 내야 할 3특(강원, 전북, 제주) 지역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1년 5개월 전 발의돼 부처 협의까지 모두 마친 강원특별법은 논의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조문 수가 수배에 달하는 복잡한 통합 특별법만 속전속결로 처리하려는 정부와 국회의 태도는 국회 심의의 기본 원칙인 '선입선출'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국회 앞 천막농성을 통해 여야 지도부로부터 법안 상정 약속을 받아낸 김 지사는 현재 도청 업무에 복귀해 도정 현안을 챙기면서도 국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진태 지사는 지난 20일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삭발하러 나선 여성 도민들을 차마 볼 수 없어 도지사로서 대신 매를 맞겠다는 심정으로 머리카락을 깎았다"며 "깎인 것은 단순한 머리카락이 아니라 강원도민의 긍지와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최근 삭발 후 천막농성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큰 소득은.
▲광역 행정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정부와 국회는 이미 출범한 3특 지역을 마치 '잡은 물고기'처럼 취급하고 있다. 통합은 번갯불에 콩 볶듯 밀어붙이면서 17개월 전 발의된 강원특별법 개정안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상황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 삭발과 농성을 통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야 간사가 강원특별법 개정안을 이른 시일 내 상정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 가장 큰 진전이다. 도지사가 현장에 나가 목소리를 높인 결과 무쟁점 법안임에도 방치됐던 강원특별법이 비로소 국회의 우선순위 테이블에 올라가게 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전략의 본질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 정부는 수도권 일극체제 심화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을 5대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개편하는 성장 전략을 내세웠다. 이는 국정과제에도 명시된 균형발전 전략이다. 하지만 국정 취지가 무색하게 출발점부터 불균형과 차별을 불러오고 있다. 모든 지원 대책과 인센티브가 5극 중심으로만 설계되고 이미 가동 중인 특별자치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원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먼저 줄 서 있는 사람부터 챙기는 게 행정의 상식이다. 선입선출 원칙에 따라 강원특별법 매듭부터 짓는 것이 순리인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아 행동에 나섰던 것이다.
―3특 지역이 겪는 구체적인 소외와 역차별은 무엇인가.
▲3특에 대한 구체적 지원은 밝히지 않으면서 통합 지역에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약속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강원도는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 국비 10조원 시대를 열었는데 통합만 하면 재원 근거도 없이 20조원을 그냥 준다고 한다. 도대체 그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설명도 없다. 한정된 국가 재원 안에서 특정 지역에만 몰아주면 다른 지자체에 배분될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2차 공공기관 이전도 마찬가지다. 통합 지역에 알짜 기관 우선 선택권을 주면 나머지 지역은 '쭉정이'만 가져가라는 소리와 같다. 지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천 명 규모의 알짜 기관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구조다.
―광역 통합에만 화력을 집중하는 정부 전략을 어떻게 평가하나.
▲5극과 3특은 별개가 아니다. 이미 자리 잡은 3특을 먼저 키워나가야 5극 통합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지금처럼 입법 기한을 정해놓고 속도전을 치를 일이 아니다. 졸속 심사와 통합 특별법 간 특례 차별 등 부작용만 커질 뿐이다. 기존에 존재하는 3특 지원도 제대로 안 되는데 누가 행정통합 지원 약속을 믿겠나. 백번 양보하더라도 최소한 광역 통합과 동시에 3특 지원 정책과 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병행돼야 맞다.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 심사가 17개월째 멈춰 있었던 이유는.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부처 협의도 다 끝낸 무쟁점 법안이다. 돈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생떼를 쓰는 것도 아니다. 조문 50개인 강원특별법은 뒷전이고 300개에 달하는 복잡한 통합법은 바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국회와 정치의 문제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우리도 궁금할 지경이다. 이전에도 상정만 반복하고 실제 심사는 없었으며 뚜렷한 이유도 대지 않았다. 이번 농성으로 여야 원내대표가 이견이 없는 만큼 각별히 관심을 갖기로 약속했으니 다시 한번 믿고 업무에 복귀해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3차 개정안의 핵심 내용과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이유는.
▲이번 개정안에는 폐광지역 석탄경석 산업자원화, 수소·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 군사규제 추가 완화 등 강원도만의 차별화된 입법 과제들이 담겨 있다. 비행안전구역 규제 해소나 국제학교 설립, 강원과학기술원 유치 등 도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현안들이다. 또 강원 지역 특구나 산업단지에 대한 외국인 출입 사증 완화 특례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필수 조항들이 포함돼 있다. 특별법 개정은 끝이 없다. 도민의 요구를 계속 담아내야 하는데 17개월 동안 상정조차 안 되는 상황을 어떻게 더 기다리겠나. 올해 안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강원도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5극 중심 전략에 맞서 4개 특별자치시도가 어떤 전략을 펴고 있나.
▲강원, 전북, 제주, 세종 등 4개 특별자치시도는 이미 강력하게 공동 대응하고 있다. 올해 제가 대한민국 특별자치시도 행정협의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어 연대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1월 조속한 입법 촉구 공동성명에 이어 지난 8일에는 서울에서 긴급 회동해 행정통합 인센티브의 문제점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4개 시도 인구를 합치면 430만명이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이 역차별의 파고를 헤쳐나가고 있으며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공동 보조를 맞출 방침이다.
―도민과 정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업무에 복귀했다고 해서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요구는 명확하다. 강원특별법의 조속한 통과와 3특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다. 지금이라도 국회는 지체 없이 법안을 처리하고 행정통합 인센티브에 버금가는 명확한 지원책을 제시해야 한다.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겠지만 상처받은 자존심은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도민의 마음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국회와 정부가 응답해야 한다.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도청 집무실에서 끝까지 지켜보겠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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