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그날, ‘고수익 알바’ 클릭의 대가 [거짓을 청구하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1 05:00

수정 2026.02.21 05:00

알바 사이트 통해 차량 보험범죄 공모
차량 충돌 뒤 보험금 청구..수백만원 편취
범행 수차례 저질러..재판부, 징역 1년 선고
사진=제미나이
사진=제미나이
[파이낸셜뉴스] 그는 삶이 퍽퍽하다고 느꼈다. 돈 들어올 곳은 마땅치 않고, 사흘 전부터 집주인은 월세 입금을 독촉했다. 습관처럼 둘러보는 알바 사이트에 떠 있는 ‘고수익 알바’라는 문구가 A씨 눈에 꽂혔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연락을 하니 텔레그램으로 넘어오라고 했다. 운전하다가 간단하게 접촉사고만 일으키면 두달치 월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즉시 준다고 했다.

이성적 판단이 안 됐다. 의심도, 계산도 없이 하겠다고 했다.

쾅, 한번에 월세 두달치

약속한 날 나가보니 남자 2명이 길가에 서있었다. 그들은 A씨를 보자마자 준비해온 차량 운전석에 타라고 했다. 지침은 미리 받았다. 주행 중 자신들이 지정해주는 차량 뒤꽁무니를 살짝 받으면 되는 일이었다.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했다. 하지만 이 작업만 끝나면 목돈이 들어온다는 생각만 했다. 이미 움직이고 있는 차량 안에서 무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때 멈췄어야 했지만 이미 A씨는 보험범죄에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앞에 검은색 차량이 보였다. 그 차는 깜박이를 켜고 차선을 바꾸려고 했다. 뒤에 타고 있던 2명 중 한 명인 B씨는 그 차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A씨는 곧바로 속도를 올린 뒤 범퍼를 충격했다.

그 차에 타고 있던 또 다른 공범인 C씨까지 총 3명은 2개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했고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A씨는 이때까지도 의구심을 품었으나 한달이 좀 지난 시점 각각 350만원, 55만원 정도가 나왔다. A씨는 그 중 일부를 범죄의 대가로 배분받았다.

결국 징역살이

두 번째부터는 쉬웠다. A씨는 이번엔 공모자들을 모아 똑같이 고의 충돌하는 수법으로 보험사들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했다. 2차 범행에선 총 800만원, 3차에선 600만원 정도를 타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기 마련이다. 수차례 반복하다 보니 보험사에서 눈치를 챘고, A씨는 결국 덜미가 잡혔다. 기소돼 재판까지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기망의 수법, 내용 및 피해 금액에 비춰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동종 사기죄로 누범 기간 중임에도 범행들을 저질렀고 피해자들에 대한 별다른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과 앞서 저지른 사기 혐의까지 포함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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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