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지원금 못 받을까 간호 인력충원 꺼리는 요양병원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0 10:55

수정 2026.02.20 10:59

​대한종합병원협회, 국무조정실에 ‘간호인력 가산제’ 건의문 제출
보건복지부, “간호 질 저하 우려, 종합적 고려해야” 부정적 입장
대한종합병원협회 제공
대한종합병원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급격한 고령화로 요양병원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의 현행 ‘간호인력 가산제’가 오히려 일자리창출을 가로막는 ‘독소 조항’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환자 돌봄을 위해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면 되레 재정적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규제의 역설’ 현상 때문이다.

​■ 환자 위해 채용 늘렸더니…가산금 2,000원 삭감?
사단법인 대한종합병원협회(회장 정근)는 20일 국무조정실에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제 간호사 비율 가산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재차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요양병원은 전문 간호사(RN) 확보를 장려하기 위해 전체 간호 인력(간호사+간호조무사) 중 간호사 비율이 3분의2(66.6%) 이상일 경우, 환자 1인당 일일 2000원의 가산금을 지급받는다.

​문제는 이 ‘비율’ 산정 방식이다.

대한종합병원협회가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입원환자 300명인 요양병원이 의료질 평가 1등급을 유지하려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간호인력 67명 이상을 고용해야 해서 간호사 45명과 간호조무사 25명 등 모두 70명을 채용해 전체 인력은 늘어났지만 간호사 비율이 64%로 떨어져 간호 가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간호사 수는 그대로인데, 간호 질 제고를 위해 간호조무사 인력을 더 뽑았다는 이유로 재정적 페널티를 받는 셈이다.

■ ​“비율 대신 절대 수 기준으로” vs “전문성 저하 우려”
대한종합병원​협회는 이번 건의문을 통해 △가산 기준의 합리적 완화 △별도 인센티브 신설이라는 두 가지 핵심 개선안을 제안했다. ​가산 기준의 합리적 완화의 경우 전체 비율이 아닌, 의료질 평가 1등급 기준 ‘최소 간호사 수’를 충족했다면 간호조무사 추가 채용으로 간호사 대 조무사 비율이 하락해도 가산금을 유지해 달라는 것이다. 또 의료질 평가 1등급의 기준을 초과해 전체 간호 인력을 확보한 병원에게 별도의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종합병원​협회 측은 “현행 규제는 의료 질을 높이려는 병원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며 “기준이 개선된다면 자발적인 일자리 창출과 함께 환자 안전 및 의료 서비스 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부 “취지 약화될 수 있어 종합적 고려 필요”
​이에 대해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초 제출한 대한종합병원협회의 ‘요양병원 간호인력 기준 개선 건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요양병원이 간호 서비스 일부를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위임해 질이 저하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복지부는 ​대한종합병원협회의 건의에 대해서도 “간호사 확보라는 제도의 핵심 목표와 전문성에 기반한 의료 질 향상 취지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당장의 제도 변경에는 선을 그었다.


​고령화 시대, 의료 현장의 현실적인 인력 운용 어려움과 전문성 확보라는 정책 목표 사이에서 합리적인 접점을 찾기 위한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