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의 여자 계주 금메달… 시상대 위 펄럭인 '불량 태극기'
알고 보니 무려 네 번? 나흘 내내 이어진 조직위의 '황당 촌극'
대한체육회 "우린 정상 파일 줬다"… 커지는 책임론
알고 보니 무려 네 번? 나흘 내내 이어진 조직위의 '황당 촌극'
대한체육회 "우린 정상 파일 줬다"… 커지는 책임론
[파이낸셜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값진 땀방울로 메달을 일궈낸 영광의 순간에 잘못된 디자인의 태극기가 게양되는 황당한 촌극이 벌어졌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 무대에서 국가 상징물인 국기가 훼손된 채 펄럭이면서, 감격스러워야 할 시상식이 한순간에 어처구니없는 논란의 장으로 뒤바뀌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결승 시상식에서 중앙 태극 문양의 각도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확연히 기울어진 엉터리 태극기를 게양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최민정, 김길리, 노도희, 심석희, 이소연은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자랑스럽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를 제창하며 바라본 태극기는 규격에 맞지 않는 불량품이었고,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국내 스포츠 팬들의 거센 공분을 사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삐딱한 태극기'가 단발성 실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문제가 된 태극기는 이번 여자 계주 금메달 시상식뿐만 아니라,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 번의 대한민국 메달 시상식에서도 버젓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임종언의 동메달 시상식을 시작으로, 15일 남자 1500m 황대헌의 은메달 시상식, 그리고 16일 여자 1000m 김길리의 동메달 시상식까지 무려 네 번이나 잘못된 국기가 올라간 것이다. 조직위의 허술한 대회 운영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대한체육회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체육회 관계자는 20일 "올림픽마다 정부에서 정한 공식 규격과 디자인의 태극기 파일, 그리고 애국가 음원을 대회 조직위원회에 명확히 전달한다"고 설명하며 "이번 사태는 절대 우리 측의 착오나 준비 부족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서 "체육회 차원의 공식 항의나 대응 여부는 내부 검토를 통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시상식은 참가국과 선수들의 4년 치 피땀 어린 노력을 기리고 예우하는 가장 신성한 자리다.
그런 무대에서 연달아 발생한 국가 상징물 훼손 사태에 대해 이탈리아 조직위원회가 어떤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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