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이 나오자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가 법적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심리 대상이 된 관세는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IEEPA는 '국가 비상사태'를 전제로 발동되는 강력한 경제 제재 수단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관세 부과의 핵심 법적 근거로 활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꺼내들었다.
이미 122조는 IEEPA와 가장 직접적으로 비교되는 대안으로 거론됐다. 122조는 대통령이 '근본적인 국제수지 문제(fundamental international payments problems)'를 해결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관세 시행 전에 연방 기관의 조사를 기다릴 필요는 없지만, 관세율은 최대 15%로 제한되며 부과 기간도 최대 150일까지만 허용된다. 그보다 오래 유지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나 달러 가치 급락 방지 등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만 발동할 수 있다는 점도 제약으로 꼽힌다.
122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5개 소기업과 12개 주 법무장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IEEPA 관세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미 국제무역법원(CIT)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시정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려 한다면, 이는 IEEPA가 아니라 122조의 권한 범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부과했던 관세는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제수지 문제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관세법 122조가 무역 적자에 구체적으로 적용되도록 의도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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