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수은의 양을 제한하는 규정을 완화했다. “기후위기는 사기”라며 화석연료 부흥에 앞장서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 규제 완화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청(EPA)은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완화했다. 석탄 및 석유 화력발전소에서 대기 중으로 배출할 수 있는 유해물질 규모를 제한했던 것을 풀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당시의 규제가 화석연료 발전 업체들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규제를 완화하면 수억달러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리 젤딘 EPA 청장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반석탄 규제는 우리 에너지 경제의 핵심 부문의 존립을 위협하는 규제였다”면서 “만약 그대로 적용됐다면 미국의 신뢰 가능한 에너지 기반이 파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재집권 뒤 기후 규제를 “새로운 그린 스캠(친환경 사기)”이라고 비난하고 산업과 소비자들의 비용을 높인다는 이유로 환경 규제를 대대적으로 폐지해 왔다.
EPA는 지난주에는 연방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 능력을 스스로 허물었다. 온실가스가 기후위기를 초래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약 20년 만에 부정했다.
환경 단체와 석탄 업체들은 희비가 갈렸다.
비영리 ‘청정 공기 태스크포스’의 변호사 헤이든 하시모토는 “이번 폐지는 유례없는 일이자 불법이고, 부당한 것”이라면서 “산업 시설에서 나오는 위험한 대기 오염 물질을 줄여야 한다는 의회의 노력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석탄 산업의 이익을 위해 대중의 건강을 희생했다는 것이다.
석탄 업체들은 환호했다.
전미광산협회(NMA)는 바이든 시절의 규제는 지나친 부담을 안겨줬다면서 석탄 화력발전소의 조기 퇴역으로 이어질 뻔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출범 뒤 석탄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는 “아름답고 깨끗한 석탄”이 전력 수요 붐을 충족하는 데 필요하다면서 극단적인 기후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 같은 시기에 전력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울러 퇴역 예정이던 석탄 화력 발전소에 비상대권을 발동해 퇴역 대신 가동을 지속하도록 했다. 또 국방부가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도록 했고, 환경 기준도 완화했다.
이런 노력(?) 덕에 미 석탄 소비는 지난해 3분기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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