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26일 6연속 동결 예상…"집값·환율도 여전히 불안"
'이미 인하 종료' 분석 우세…'연말께 인상' 소수 의견도
기준금리 또 동결될듯…"반도체 주도 경기회복에 인하명분 없어"전문가, 26일 6연속 동결 예상…"집값·환율도 여전히 불안"
'이미 인하 종료' 분석 우세…'연말께 인상' 소수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임지우 기자 = 경제 전문가들은 오는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등 수출 호조를 반영해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소폭 올릴 가능성이 큰데, 경기를 더 낙관하면서 동시에 기준금리는 낮추는 모순적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서울 집값 상승세가 여전하고, 원/달러 환율도 여전히 1.400원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인 만큼 굳이 이 시점에 한은이 금리를 낮춰 금융 불안에 불을 지필 이유도 없다.
같은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주기)이 끝난 것으로 봤다. 소수 의견이지만 연말께 물가 불안 등으로 오히려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 "경기 상방요인 더 커…올해 성장률 1.9∼2.0%로 올리면 인하 명분↓"
22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모두 이달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지난해 7·8·10·11월과 올해 1월에 이은 6연속 동결이다.
한은이 금리를 낮추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나아진 경기 상황이 거론됐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국내 소비도 회복세"라며 "경기 회복이 견고하다는 증거는 강하지 않더라도 현시점에서 향후 경기에 하방 리스크(위험)보다는 상방 요인이 더 큰 만큼 일단 동결 이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2.0%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처럼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강해 성장 경로가 상향 조정된다면 (경기 부양 목적의) 금리 인하 명분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다수 전망 기관의 올해 한국 성장률 컨센서스가 2% 전후로, 지난해의 2배 수준"이라며 "성장률이 2배로 높아지는데도 금리를 왜 낮춰야 하는지 이유를 한은이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금리 낮추기엔 부동산·환율 안정 확신 어려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난달까지 줄곧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은 집값과 환율 불안도 남아있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부동산 규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1,400원대 중반 환율도 여전히 높기 때문에 소수 의견은 있더라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평균 0.15% 올랐다. 상승 폭은 0.07%포인트(p) 줄었지만, 여전히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낮)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1,446.6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2∼23일 이틀 연속 1,480원을 웃도는 등 1,500원 선을 위협하던 당시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1,42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미국·이란 충돌 가능성 등 지정학적 위험, 외국인 투자자 국내 주식 순매도 등과 함께 조금씩 다시 오르는 추세다.
안 연구위원도 "외환과 부동산 경기 안정을 아직 확신하기 이르다"고 진단했고, 박 이코노미스트 역시 "부동산과 외환시장 등 금융 안정 우려가 여전히 크다"며 동결 전망의 배경을 설명했다.
◇ 6명 중 2명 "경기부진·지정학적 위험 커지면 연 1회 인하 가능성"
전문가 6명 가운데 4명은 사실상 이미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난 것으로 봤다.
안예하 키움증권[039490]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K자형(양극화) 성장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재정 확장을 통해 경기 부진 요인이 더 완화된다면 금리 인하 필요성은 계속 낮아질 것"이라며 "인하 사이클은 끝났고 올해 내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1회 정도 인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건설 투자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을 갉아먹는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건설 투자 부문이 기대만큼 빨리 반등하지 못하거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경우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소장 역시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다른 경제 지표들도 부진한 데다 마침 주가도 빠지는데 집값 상승세나 환율이 안정된 상태라면 한 차례 금리 인하 여지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부분 전문가는 연내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는 시나리오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미국 관세 등 경기와 성장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크게 웃돌지 않는 한, 한은이 금리를 서둘러 올릴 명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만 "이르면 연말께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경우 5월 제롬 파월 의장 임기까지는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가, 새 의장 취임 이후 연말까지 1∼3회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안 선임연구원은 "새 의장 취임 직후인 6월 한 차례 인하를 예상한다"며 "낮은 물가 압력에 통화 완화 사이클은 유지되겠지만, 경기 개선 등에 따라 완화 속도는 더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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