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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 정책 기대감과 기관 자금이 맞물리며 코스닥 시장의 무게추가 지수 대표주로 이동하고 있다. 테마별 순환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자금의 종착지는 코스닥150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약 11조1000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중 코스닥150 편입 종목 비중이 99.2%에 달한다. 정책 기대감에 따른 수급이 중소형 전반으로 확산된 게 아니라 사실상 대표 지수 종목군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며 수급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바이오, 로봇, 이차전지 등 테마별 순환매가 이어지는 모습이지만, 실제 자금 흐름은 시장 전반이 아닌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 집중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정책 기대감에 따른 자금 유입이 특정 테마주가 아니라 코스닥 대표 종목군으로 제한되고 있다”며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지수 비중이 높은 종목 위주로 수급이 형성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책 모멘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획예산처의 기금운용평가 지침 개편에 따라 연기금의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기금 운용 성과 평가 기준이 개선되면서 추종 지수 중심의 자금 배분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코스닥150은 이러한 패시브 자금의 대표적 편입 대상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수혜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거래소의 부실기업 신속 퇴출 방침도 시장의 질적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부실 종목 정리와 상장 요건 강화 기조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재무 안정성과 실적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DB증권 설태현 연구원은 "태양광, 이차전지, 디지털 헬스 등 다양한 테마가 순환하며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수급의 방향은 한층 구조적"이라며 "단기 모멘텀을 따라가는 테마 매매와 달리 정책 수급은 대표 지수 종목을 중심으로 장기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순한 테마 장세가 아닌 지수 재평가 국면의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정책 기대감과 기관, 외국인 수급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코스닥150 등 대표 종목군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는 특정 테마에 쏠리기보다는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전반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알테오젠, 에코프로, 리노공업, 원익IPS, 삼천당제약, ISC 등 업종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지수 비중과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들이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기대에 따른 수급이 테마 중심의 단기 장세를 넘어 코스닥 대표 지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코스닥 강세 국면에서 특정 테마가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됐지만, 최근에는 시총 상위 종목 전반으로 매수세가 분산되는 구조”라며 “연기금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와 시장 구조 개선 신호가 맞물리면서 지수 중심의 안정적 상승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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