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 수입' 카드 쥔 中…첨단기술·대만 등 양보 요구 가능성"
일각선 中의 협상 우위 낙관 경계 "트럼프 체면 세울 일부분 양보가 조건"
일각선 中의 협상 우위 낙관 경계 "트럼프 체면 세울 일부분 양보가 조건"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소재 한 정치학자는 "법원이 관세를 무효화할 수 있게 되면서 관세 부과를 통해 얻은 트럼프 대통령의 레버리지는 사라졌고, 중국 방문 준비 중에 허를 찔린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런 전개 과정을 다소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해지면서 중국은 판결 전에 준비했던 것보다 더 적은 양보를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장(미국연구센터 주임) 역시 싱가포르 연합조보 인터뷰에서 "미국 대법원 판결이 중국을 더 유리한 위치에 놨다"며 중국이 올해 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두 수입' 카드를 쥐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미국이 고율 관세로 압박하자 중국이 미국산 대두의 대량 구매에 동의했는데, 이제 미국의 관세 인상이 불법이 됐으니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계속 산다면 미국이 다른 분야에서 양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 원장은 "중국 입장에서 대만 문제는 경제·무역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대만 문제에 관해 일정한 유연성·건설성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설령 미국이 대만 상대 무기 판매를 완전히 중단하지 않더라도 판매량의 '상한선'은 약속해야 하고, 중국이 이를 어떤 조건과 연계·교환할 것"이라며 "방중 이후 대만에 또 무기를 판다면 우리도 대두 구매를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뤄밍후이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의 대법원 판결로 트럼프 정부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미중 양국이 상호 대응 방식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무역 전쟁 휴전 협정 등 모종의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본다"며 "중국이 일부 전술적 우위를 점하겠지만, 미중 무역 협상이 대만 무기 판매 등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대법원의 판결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을 약화시켰다고 인정한 스인훙 중국인민대 교수조차도 SCMP에 "이런 상황이 자동으로 향후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우위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주의적 접근법을 고려하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적 스토리'로 내세울 수 있는 일부 양보를 할 능력과 의지를 모두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건'을 내걸었다.
스 교수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측에 상당한 정도의 양보를 제시할 재정적·지정학적 여유가 없는 상태"라고 짚기도 했다. 그는 국내 재정 상황이 점차 악화 중인 데다 중국이 러시아 등 국가들과 유지해온 협력 관계가 대미 협상에서 제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애초에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미국에 내어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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