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매물은 18% 늘었지만 거래는 감소
동작·광진·용산 거래 증가…10억대 실수요 유입
매수자 우위 전환…5월 이후 ‘매물 잠김’ 변수
동작·광진·용산 거래 증가…10억대 실수요 유입
매수자 우위 전환…5월 이후 ‘매물 잠김’ 변수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확정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지역별로 엇갈리고 있다. 전반적인 매물 증가에도 강남권은 거래가 위축된 반면, 한강벨트와 일부 외곽 지역은 거래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22일 파이낸셜뉴스가 지자체 온라인 민원플랫폼 '새올전자민원'을 통해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전수조사한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1월 23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일몰을 처음 시사한 이후 2월 19일까지 28일간 서울 전체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6054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28일(지난해 12월 26일~1월 22일) 5958건 대비 1.6%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5만6219건에서 6만2990건으로 12.0% 급증했다.
강남3구, 매물 쌓였지만 거래는 위축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매물 증가에도 거래가 줄었다. 서초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195건에서 133건으로 31.8%(62건) 감소했고, 강남구는 194건에서 155건으로 20.1%(39건), 송파구는 340건에서 312건으로 8.2%(28건) 줄었다.
반면 매물은 빠르게 쌓였다. 같은 기간 강남3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1만7378건에서 2만533건으로 18.2%(3155건) 늘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459건에서 905건으로 급증했고, 잠실 엘스는 68건에서 145건, 리센츠는 112건에서 233건으로 각각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일부 단지에는 급매물도 대거 출회된 것으로 전해졌다.
매물 증가 대비 거래가 위축된 것은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관망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강남 11개구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81.8로 서울 전체(85.3)보다 낮았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매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도 부담 요인이다. 강남3구는 25억원을 웃도는 고가 주택 비중이 높은데,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2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축소되면서 매수 여력이 제한됐다.
한강벨트·외곽은 거래 증가
반면 한강벨트와 일부 외곽 지역은 거래가 늘었다. 같은 기간 용산·마포·광진·동작구 등 한강 인접 지역 대부분에서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증가했다. 동작구는 직전 28일 대비 74.3%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광진구 40%, 용산구 10.1%, 마포구 4.2% 순이었다.
서울 외곽도 증가세를 보였다. 중구는 77.4% 급증했고, 강북구는 30.7%, 도봉구는 13.7%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신청 건수가 늘어난 곳은 56%로 과반을 넘는다.
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10억원 안팎 매물을 중심으로 무주택 수요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남권의 대체지로 한강벨트가 부상하면서 실수요가 몰렸고, 다주택자들이 5월 9일 이전 처분을 위해 외곽 주택을 먼저 내놓은 점도 거래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가격 상승폭은 둔화…매수자 우위 전환
가격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3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은평구 상승률은 0.07%로 전주 대비 오름폭이 크게 축소됐다. 노원구(0.18%)와 중구(0.18%) 역시 직전 주보다 상승폭이 줄었고, 성북·구로·양천·관악구 등도 일제히 오름세가 둔화됐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 조정이 병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토지거래허가제로 실거래가 공개가 지연되며 '깜깜이 거래'가 이어지는 점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85.3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양도세 중과가 본격 시행되는 5월 9일 이후에는 매물 잠김이나 증여 증가 등 추가 변수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ct@fnnews.com 최아영 전민경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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