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담합사건 조사역량 집중
사건별 TF 꾸려 고강도 조사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제재 엄중
공정거래위원회가 민생물가 전반으로 칼날을 넓히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에 이어 전분당·계란·돼지고기 등 먹거리 핵심 품목은 물론 생리대, 교복까지 조사망에 올리며 생활밀착형 시장 전반을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민생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가운데, 공정위가 이른바 '민생 카르텔'에 대한 구조적 점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건별 TF 꾸려 고강도 조사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제재 엄중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민생과 직결된 담합 사건에 조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건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조사기간을 단축하고, 필요할 경우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실효성 있는 시정조치도 검토하는 등 집행 강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가장 속도를 낸 사건은 밀가루 담합 의혹이다. 공정위는 지난 19일 7개 제분업체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지난해 10월 착수해 약 4개월 만에 결론을 낸 것으로, 통상 1년 안팎이 걸리는 대형 담합 사건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전개다. 전원회의에서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가격 재결정 조치가 내려질지도 관심사다.
설탕 담합 제재도 강도 높게 이뤄졌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 제당사의 판매가격 담합 혐의를 인정, 4000억원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조사 전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식료품 분야에서는 전분당, 계란, 돼지고기 관련 담합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전분당 시장에서는 주요 업체를 상대로 전담조사팀이 가동 중이며, 계란의 경우 대한산란계협회가 가격 인상을 주도했는지 여부를 심사보고서에 담아 전원회의에 올렸다.
생활필수품 영역도 예외가 아니다. 공정위는 유한킴벌리·LG유니참·깨끗한나라 등 생리대 제조 3사를 현장 조사했고, 교복 시장과 관련해서도 교육부 등과 합동회의를 열어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 같은 전방위 행보는 민생물가를 핵심 국정과제로 전면에 내세운 이 대통령의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최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소값이 폭락해도 고깃값은 떨어지지 않는 구조는 국가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관계기관에 더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했다. 이후 정부는 공정위를 중심으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출범시키고 불공정거래 점검 체계를 구축했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밀가루 사건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마무리된 배경과 관련,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조사한 점은 대통령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정위의 물가 관련 조사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범정부 대응체계 가동으로 물가와 직결된 담합 사건에 대한 정책적 긴장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가격담합 사건에 대한 판단과 제재 수위도 엄중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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