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실익 챙겼지만 발언 자제
베트남, 53조 선물 의미 '퇴색'
인도, 시한부 관세에 협상 변수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한 미 연방대법원 판결이 공개되면서 미국과의 무역 협정 막바지 중인 인도와 동남아 각국 정부가 공식 발언을 아낀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무효화된 상호관세 대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15% 신규 관세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나라별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섣불리 대응에 나섰다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53조 선물 의미 '퇴색'
인도, 시한부 관세에 협상 변수
22일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점검 중으로 분주한 모양새다. 전반적으로 각국은 미국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 수위를 조절할 전망이다.
방미 중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국내 정치의 절차를 존중하며 향후 전개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한시적으로 적용될 10% 관세(21일 15%로 상향 조정)에 대해 인도네시아에 이익이 되는 조치라고 본다"고 기자들에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근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푼 베트남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평화위원회 첫 회의 참석을 위해 방미한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베트남 3개 항공사의 보잉 항공기 96대 등 약 370억달러(약 53조6000억원) 규모의 구매 계약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감을 드러냈으나, 이후 미국 대법원의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한 20%보다 줄어든 15%로 낮춰지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날까지 공식 뗏(베트남 설) 연휴인 베트남 정부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인도 매체들도 나렌드라 모디 내각이 당분간 대미 관세에 관한 공개 발언을 자제하고 미국 내 법적·정치적 동향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인도와 미국은 관세 인하와 시장 개방, 대규모 미국산 제품 구매 등을 포함한 잠정 무역협정 틀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일단 150일간 15%의 신규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정식 무역협정 협상에 변수가 생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도와의 합의는 유지될 것"이라며 기존 합의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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