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속도 경쟁의 그늘 드러낸 제주CBS
고상현·이창준 기자 이달의 기자상
‘부장판사 비위 의혹’ 한국기자상 이어 연속 성과
고상현·이창준 기자 이달의 기자상
‘부장판사 비위 의혹’ 한국기자상 이어 연속 성과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CBS의 ‘쿠팡, 죽음의 배송’ 연속보도가 플랫폼 노동의 과로 구조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산업재해 인정과 정부의 제도 개선 논의를 이끌어냈다.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될 뻔한 사건을 산업 구조 문제로 재구성했다는 평가다.
해당 보도는 제425회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현)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보도는 쿠팡 새벽배송 기사 고(故) 오승용씨의 사망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플랫폼 과로 구조의 문제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속도 경쟁과 다단계 위탁 구조, 다회전 배송 체계가 결합된 과로 시스템을 연속 취재로 구체화했다.
제주CBS 고상현·이창준 기자는 오씨가 사고 직전까지 과중한 배송 업무에 시달린 정황과 대리점의 배송 압박 평가표 등을 확보해 보도했다. 동료 기사들의 노동 환경도 함께 조명하며 사건을 개인적 비극이 아닌 산업 구조 차원의 문제로 확장했다.
특히 두 기자는 직접 배송 업무에 동행하는 현장 밀착 취재를 진행했다. 플랫폼 기업의 속도 중심 운영 구조와 위험 전가 방식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체감형 보도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상식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 산재 인정·정부 논의… 플랫폼 노동 제도 시험대
보도 이후 고 오승용씨의 사망은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제주를 방문해 유족을 위로했고, 정부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심야노동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보도는 급속히 확장되는 플랫폼 산업 속 노동자 안전 문제를 정책 의제로 전환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산업이 성장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노동 안전과 비용 구조의 균형이 향후 산업 지속 가능성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부장판사 비위 의혹’ 이어 연속 수상… 구조 탐사의 확장
이번 수상은 단발성 성과가 아니다. 고상현·이창준 기자는 ‘부장판사 비위 의혹’ 단독 연속보도로 제422회 이달의 기자상과 제주언론인클럽(회장 고홍철) 제7회 제주언론인상 대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같은 보도로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제57회 한국기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보도는 법원 부장판사들의 음주난동과 유흥접대, 불법재판 의혹을 연속 추적하며 사법 권력 내부의 책임 문제를 공론장으로 끌어냈다. 사건을 폭로에 머물게 하지 않고 제도와 구조의 문제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탐사보도의 본령을 보여줬다.
한국기자상은 한국기자협회가 전국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해 동안 공적 권력 감시와 사회 구조 분석 등 저널리즘의 규범적 책무에 기여한 보도에 수여하는 상이다. 공공성과 사실 검증, 구조적 영향력을 엄격히 따진다.
사법 권력 감시에 이어 플랫폼 노동 구조를 겨냥한 이번 보도까지, 두 기자의 취재는 사건을 넘어 시스템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구조 탐사의 연속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권력과 산업 구조라는 고난도 의제를 연속 탐사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지역 저널리즘의 역할 범위를 확장했다.
고상현 제주CBS 기자는 “자칫 단순 교통사고로 묻힐 뻔했던 사건이었지만, 과로 노동 구조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며 “제도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뤄져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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