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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직원,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사실 안 믿자 "좋을 대로 하세요"…15억 털렸다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3 10:34

수정 2026.02.23 10:34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 시중은행이 고객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의심하고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 이에 법원은 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조치할 필요가 있었다며 일부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빨리 경찰서 가라" 은행원 말 믿지 않은 피해자

23일 YTN 보도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한 은행 직원은 피해자인 60대 김모씨에게 빨리 경찰서에 가라고 안내했지만 피해자는 이를 믿지 않고 전화를 건 직원의 이름을 물었다.

오히려 은행 직원이라며 전화가 왔을 때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면 범죄조직원이니 응하지 말라는 보이스피싱범들의 말을 믿은 것이다.

이에 B씨와 몇 분을 실랑이하던 은행 직원은 "좋을 대로 하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김씨 전날 보이스피싱에 속아 16억원이 든 예금을 해지하고 이 중 4억원을 송금한 상태였다.

결국 15억6000만원 보이스피싱.. 은행에 손배 소송

다음 날 김씨가 돈을 보낸 계좌가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로 신고된 걸 확인한 은행은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통화는 이렇게 마무리 됐고, 해당 계좌에 대한 송금을 정지한 것 외에 추가 조치는 없었다.

이후 피싱범들은 사흘에 걸쳐 김씨에게 또 다른 3개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지시했고, 결국 피해액은 15억6000만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김씨 측은 은행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첫날 송금 당시 은행이 이상 거래로 판단하고 두 차례 거래를 제한했지만, 주식 투자를 위한 거라는 김씨 말만 듣고 거래를 풀어준 것도 문제 삼았다.

1심 "은행 과실 30%...4억6천만원 배상하라"

1심 재판부는 은행 측에 30%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 4억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은행 측이 피해자가 실제로 주식 투자를 위해 송금한 것인지 추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임시 조치를 해제하는 등 형식적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 계좌가 피해 의심 거래 계좌라는 것을 인지했고 필요한 임시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발생했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은행 측은 당시 경찰서 방문을 권유하는 등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충분히 안내했고 은행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임의로 출금을 정지할 수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씨 측은 피해액이 15억을 넘어가는데도 은행이 안내 외에 추가적인 조치 없이 방치했다며 책임이 더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양측 모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