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내부 시민 공개 추진
석탑 보존 한계 인정...국가유산청과 보존 대책 논의
탑골공원 개선사업 상징적 출발점으로 개방 실시
석탑 보존 한계 인정...국가유산청과 보존 대책 논의
탑골공원 개선사업 상징적 출발점으로 개방 실시
[파이낸셜뉴스] 서울 종로구는 오는 3월 4일부터 15일까지 탑골공원 내 국보인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내부를 시민에게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1999년 산성비와 조류 배설물로부터 석탑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유리 보호각 이후, 시민이 석탑 바로 앞까지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1467년 세조 재위 당시 왕실 발원으로 건립됐다. 화강암이 주류인 우리나라 석탑 중 드물게 대리석으로 조성된 희귀 유산이다. 탑신 곳곳에 새겨진 정교한 불·보살상과 문양은 당대 불교 미술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보존을 위해 설치한 유리 보호각은 두꺼운 유리와 빛 반사로 세밀한 관람을 어렵게 했고, 결로 현상과 통풍 불량을 유발해 석탑의 물리적 훼손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종로구는 이번 개방을 계기로 기존 보존 방식의 한계를 인정하고, 시민들이 국보의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유산청과 함께 실효성 있는 보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개방에 앞서 지난 20일 정문헌 구청장과 이종찬 탑골공원 성역화추진위원장, 성균관대학교 부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 공개회를 열고 현장 점검을 마쳤다.
해설은 성균관대학교 동아리 ‘역사좀아일’이 맡는다. 이 도슨트 프로그램은 아일랜드 더블린의 시민 주도형 투어를 접목했으며, ‘성균관대학교 2025 S-Global Challenger 대상’ 등을 수상했다.
관람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이날부터 사전 예약할 수 있다.
한편 이번 개방은 종로구가 추진 중인 ‘탑골공원 개선사업’의 상징적인 출발점이다. 지난해 11월 공원 일대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해 음주 소란 문제를 해결했으며, 서문 복원 등 공간 정비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탑골공원의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고 도심 속 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목적을 둔다.
정문헌 구청장은 “이번 관람은 오랜 시간 유리 뒤에 가려져 있던 국보의 진면목을 시민께 온전히 돌려드리는 소중한 계기이자, 문화유산 보존의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탑골공원의 역사성을 회복해 모든 시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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