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가전·자동차·게임으로 14억명 홀렸다… K기업들 인도서 질주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4 18:20

수정 2026.02.24 18:20

2025 최고의 전자제품 어워즈
삼성·LG전자, 11개 부문 1위
현대차, 인도 브랜드 톱100 진입
기아 전기차 판매 1년새 560%↑
가전·자동차·게임으로 14억명 홀렸다… K기업들 인도서 질주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14억 인구'의 거대 소비시장을 보유한 인도에서 K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단순한 판매 증가를 넘어 소비자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 시장점유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가전·자동차·식품·중공업·게임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인도가 K기업의 핵심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현대차, 인도시장서 약진

24일 무역협회 뉴델리지부는 '2025년 인도 내 우리 주요 기업 위상' 보고서를 발표하고 산업 분야별·품목별로 지난 한 해 국내 기업들의 성과를 조명했다.

가전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비자 평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인도 소비자 리서치 플랫폼 '마이 스마트 프라이스'가 진행한 '2025년 최고의 전자제품' 어워즈에서 양사는 총 11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어워즈는 47개 항목, 350개 이상 후보를 대상으로 100만표 이상이 집계된 대규모 소비자 투표로, 공신력 있는 소비자 데이터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가전·스마트폰·노트북 등 10개 부문을 석권했고, LG전자는 에어컨 브랜드 부문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인도 유력지 '더 타임즈 오브 인디아'의 IT·전자제품 시상식인 '가제트 나우'에서도 2019년 이후 주요 부문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판매량 중심의 성과가 브랜드 가치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브랜드 가치 평가기관 칸타르가 발표한 '2025년 인도 브랜드 Top 100'에 처음 진입해 35위를 기록했다. 기아는 2025년 인도 판매량 약 28만 대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557.8% 급증했다. 또. 인도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 '바하랏NCAP'에서 시로스 모델이 한국 차량 중 두 번째로 5성 등급을 획득하며 품질과 디자인, 안전 경쟁력을 동시에 입증했다.

■'원 인디아' 롯데웰푸드, 최대 매출

식품과 콘텐츠 산업도 인도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웰푸드는 2025년 인도 매출 32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지 생산 확대와 브랜드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 롯데웰푸드는 2017년 인수한 현지 빙과 법인 하브모어를 흡수합병하며 '원 인디아(One India)' 전략을 본격화했다. 롯데웰푸드는 남부 첸나이와 북부 하리아나를, 하브모어는 서부 구자라트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 통합 법인 출범을 통해 북부·남부·서부를 아우르는 전국 단위 공략에 나서는 동시에 물류·생산 거점 통합으로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로 인도 게임 시장을 선점한 크래프톤은 지난해 누적 이용자 2억5000만명을 돌파했다. 크래프톤은 현지 산업 생태계 투자에도 적극 나서며 단순 게임 서비스 기업을 넘어 통신·결제·자동차는 물론, 인도 최고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 분야까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는 국내 게임사 데브시스터즈가 개발하고 크래프톤이 인도 퍼블리싱을 맡은 '쿠키런'이 구글플레이 '올해의 베스트 게임'에 선정되는 등 K게임의 상륙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인프라 투자 확대 중공업 존재감↑

중공업과 소재 분야에서는 인도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HD건설기계는 8~50t 굴착기 부문 판매 1위에 올랐고, HX30Az 미니 굴착기는 현지 '옐로닷 어워즈 2025'를 수상했다. 판매 대수는 2022년 4748대에서 2024년 7000대를 넘어섰으며, 2025년 상반기에만 3770대를 기록해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현재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HD건설기계는 2030년까지 1위 업체인 일본 히타치와 인도 타타모터스의 합작사 타타히타치를 넘어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인도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시장에서 50% 이상, 초고압(800kV 이상) GIS 시장에서는 9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효성티앤씨 역시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 65%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중산층 확대, 도시화, 디지털 전환, 인프라 투자라는 성장 동력을 동시에 갖춘 시장"이라며 "현지 생산과 연구개발(R&D), 브랜드 고급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코리아 프리미엄'이 형성 단계에 진입했다.
지금이 중장기 전략을 정교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