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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못내는 대미투자법… 국힘, 사법개혁 반발 '보이콧'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4 18:22

수정 2026.02.24 18:22

공청회선 전문가들 이견
"조속 처리" "보완입법 필요"
대미투자특위선 여야 충돌
법안심사소위 구성 무산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24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뉴스1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24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뉴스1
국회가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 입법공청회를 열면서 특별법을 처리하기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전문가들과 여야 의원들은 특별법 처리 시점과 악영향에 대한 보완 입법 등을 논의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안(법왜곡죄·대법관 증원·재판소원)을 상정하면서 특별법안 심사도 안개 속으로 들어섰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법안심사 보이콧을 선언했다.

■전문가 '법안 처리 시점' 이견

대미투자특위는 24일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서은종 BNP파리바 대표 등 4명이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특별법 입법 시점에 대해 각기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허 교수는 "관세 문제에서 기업의 불확실성이나 리스크를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대미투자특별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김 교수는 "미국 유권자 64%가 관세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중간선거까지는 함부로 관세를 올리지 못할 것이니, 대미투자를 서두르는 것이 합당한 지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미투자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후 국내 산업 보호 등 후속 조치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미투자 규모가 3500억 달러에 달하고, 국내 산업과 고용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3500억 달러 투자 시 10년간 5% 수준(175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10년 누적 재정 부담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972%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거시적으로 단년도 충격이 재정 안정을 직접 위협하는 규모로 보기에 어렵지만, 손실이 특정 시점에 집중되거나 경기 둔화와 결합할 경우 추가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부담을 통제, 관리하기 위한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세 위협, 빠른 처리 필요"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경제계와 조찬간담회를 열고 특별법에 대한 기업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는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 성 김 현대자동차그룹 사장, 이항수 현대차그룹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 위협은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국회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지연 전략을 택하기보다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 김 사장은 "상호관세가 무효화된 만큼 이제는 품목별 관세 인상 압박이 높아질 수 있다"며 "자동차 관세 25%가 현실화되면 전기차 전환, 자율주행 가속화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상훈 위원장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기업들이 볼모로 잡힌 상황"이라며 "초당적으로 법을 통과시키고 성과를 내야 우리 경제와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여당이 속도를 내지 않더라도 국민의힘이 약속한 시간 내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與 사법개혁안 강행에 野 '보이콧'

여야는 공청회에서 특별법을 특위 활동 기한인 3월 9일 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모았지만,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특위는 법안심사소위를 구성하고 오는 25일부터 곧바로 법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재명 구하기 3법'이라고 비판한 사법개혁안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법안심사소위 구성도 무산됐다.

이로써 특위는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는 국익과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를 강조하면서, 뒤로는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익을 짓밟는 정부여당의 이중적인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국회 폭거를 적어도 특위 활동이 끝나는 3월 9일까지 멈추고 야당의 초당적 협력에 보조를 맞추는 성의를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일방적으로 법을 통과시키는데, 특별법도 마음대로 통과시키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굳이 협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위를 재개하려면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그 전까지는 특위를 포함한 모든 상임위 운영을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이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