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李 다주택자 대출 연일 때리는데…'규제 부메랑' 딜레마 빠진 금융위

뉴스1

입력 2026.02.25 05:34

수정 2026.02.25 05:37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6.2.23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6.2.23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전준우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관행적 대출 연장'을 지적하면서 대책을 강구 중인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년, 40년 등 만기가 긴 다주택자(2주택 이상)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경우 당장 대출 만기 도래액이 크지 않고, 함께 규제 대상에 오른 임대사업자대출의 경우 대부분이 '비(非)아파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다주택자'를 규제하려다 정작 '선의의 비아파트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을 해치는 규제 부메랑 우려에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오전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 개선을 위한 3차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에선 금융감독원이 그간 금융권으로부터 취합된 2주택 이상 다주택자(임대사업자 포함) 관련 자료 발표에 이어, 담보인정비율(LTV) 외에 추가 규제 방안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수도권'에 한정해 다주택자(2주택 이상)의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현 LTV 규제 수준인 0%만큼 낮추는 방안이다. 정부는 지난해 6.27 및 9.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임대사업자의 LTV를 0%로 적용하며 사실상 대출 자체를 막았다. 기존 대출도 신규 대출과 동일하게 제한해 사실상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방의 경우 수도권 위주의 집값 과열 현상을 감안,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임대사업자대출 또한 일괄 회수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고민은 사실상 비아파트가 대부분인 임대사업자대출에 대한 규제 강도다.

5대 은행의 임대사업자대출 잔액은 약 15조 4000억 원인데, 이중 약 10% 정도만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인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약 2000억 원 내외 수준이다. 이를 제외한 90%는 비아파트 대출로, 대출 회수 시 빌라·다가구주택 세입자의 주거 불안정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다주택자 주담대의 경우 30~40년 등 만기가 길어 올해 상반기 내 도래하는 대출 규모는 약 500억 원으로 전체의 0.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의 목적이 다주택자, 특히 다주택자가 가진 아파트 매물을 시장에 풀어 가격 안정화를 노리려는 것이었으나, 정작 비아파트 세입자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배경이다. 아파트에 대한 규제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 주거 사다리를 잘라버린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라며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 다가구 가격을 잡자는 것이 규제의 목적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이런 지적을 반영해 일정 기간 대출 상환을 유예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세입자 퇴거 시까지 일정 기간 규제를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