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회의 통해 낙찰업체 선정, 핵심"…중소기업군 일부는 공소사실 인정
[파이낸셜뉴스] 6700억원 규모의 한국전력공사(한전) 설비 입찰 담합 사건으로 기소된 효성중공업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담합하지 않았고 가담할 동기도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25일 효성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진전기 등 8개 회사와 소속 임직원 9명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법인들은 불법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한전이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145건 가운데 일부에서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 가격을 담합해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낙찰 순번이 아닌 중소기업군 업체들의 입찰 참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중소기업군 업체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은 '조합'을 통해 소통 창구를 단일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은 중소기업군 업체 중 낙찰 순번 업체로부터 입찰 참가 대행 목적으로 계약 금액의 0.6% 상당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 체제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입찰 담합 규모가 총 6776억원 수준으로 이 과정에서 부당이득 1600억원의 취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검사는 "일종의 회의를 통해 낙찰업체를 선정한 게 핵심"이라며 "나머지 업체는 낙찰업체를 알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든, 하지 않든 그 방식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건이 (입찰에) 누가 들어가고 안 들어가는 개별합의가 되는 게 아니라 예전 건에 대해서 일정 주기적으로 만나서 합의하고 낙찰업체를 협의하고 그에 대해선 진행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효성중공업 측은 "다른 회사들이 담합했는지는 모르지만 효성은 가담한 사실이 없고 담합사례로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 중에 효성에서 입찰에 참여한 것이 없다"며 "업계 지위로 볼 때 가담할 동기가 전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다른 대기업군(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업체들은 현재 관련 기록을 검토 중이라며 다음 기일 전에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중소기업군 회사 4곳은 기본적인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일부는 변론 분리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7일을 공판준비기일로 지정해 증거목록과 혐의 인정·부인 여부를 정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같은 혐의로 별도 기소된 입찰 담합 담당자들 사건도 다음 기일에 병합해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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