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받는 안 받든 손해 볼 것는 치밀한 실리 계산
법리적으로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던진 이 제안은 표면적으로는 K팝의 화합과 도의적 가치를 내세운 '통 큰 결단'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치밀한 실리 계산과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돈보다 명분 내세운 이미지 메이킹…자본에 대한 자신감
민 대표는 평소 일에 대해 '명분'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스스로 강조해왔다. 256억 원은 개인에게 큰 액수지만, 이를 포기함으로써 얻는 법적인 자유는 그녀의 창작 세계를 온전히 펼칠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이는 단순히 돈 욕심이 없어서가 아니라고 읽혀진다.
◆하이브가 받든 안 받든 '꽃놀이패' 쥐었다
만약 하이브가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민 대표는 하이브와 소송에 얽혀 있는 다니엘을 비롯한 뉴진스 멤버들과 자신을 따르던 직원, 팬덤을 향한 모든 법적 리스크를 일거에 해소하게 된다. '자신의 돈으로 동료들을 구했다'는 서사를 완성하며 명예롭게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반대로 하이브가 제안을 거절해도 민 대표는 잃을 게 없다. 이미 1심에서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하이브가 화해를 거부하고 항소를 이어간다면, 민 대표는 "나는 K팝의 미래를 위해 거액도 포기하려 했으나, 하이브가 아집으로 이를 걷어찼다"는 명분 우위를 점하게 된다. 대중에게 '대범한 민희진'으로 비쳐지는 셈이다.
◆질의응답 없는 기자회견…리스크 관리
이날 기자회견 형식이 질의응답 없는 6분짜리 일방적 입장문 발표였다는 점도 전략적이다. 과거 감정을 쏟아내며 호불호가 갈렸던 기자회견과 달리, 이번에는 불필요한 말실수나 감정적 대응을 원천 차단했다.
즉 256억 포기 선언은 하이브와의 악연을 끊고 '오케이 레코즈 대표'로서의 새 출발을 알리는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강력한 마케팅이었다.
다만, 자신에게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있고 풀어야 할 과제가 여러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해 놓고 해당 자리에서 일방적인 입장만 밝힌 것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향후 항소심을 비롯한 재판 과정이 민 대표에게 유리하게만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하이브는 풋옵션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즉 항소심 선고 전까지 해당 대금 지급에 대한 강제집행은 정지된 상태로, 하이브 입장에선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면 분위기가 뒤집어 질 수도 있다.
하이브는 이날 민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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