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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쓸어담는 메타 "AMD서 AI칩 대량 구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5 18:29

수정 2026.02.25 18:29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 1주일만
AMD, 5년간 6GW GPU 공급
1000억弗 규모… 지분 혜택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리사 수 AMD CEO
리사 수 AMD CEO
미국의 대형 인공지능(AI) 운용사 중 하나인 메타 플랫폼이 엔비디아에서 'AI 반도체' 구입 발표 이후 약 1주일 만에 엔비디아의 경쟁사에서 물량을 더 산다고 선언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계의 AI 반도체 쟁탈전에서 미리 물량을 차지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 플랫폼(이하 메타)와 AMD는 24일(현지시간) 발표에서 AMD가 향후 5년 동안 메타에 MI450 시리즈 그래픽처리장치(GPU), '에픽(EPYC)' 중앙처리장치(CPU),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CES 2026)에서 선보인 헬리오스 서버 랙 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AMD가 공급하는 장비의 양은 AI 구동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기준으로 6기가와트(GW)의 전기를 소모하는 분량이다. AI 반도체라고 부르는 제품들은 AI 개발·구동에 특화된 GPU로 특수 GPU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등을 결합하여 만든다.



첫 1GW 물량 공급은 올해 하반기에 시작되며,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WSJ는 이번 계약 규모가 1000억달러(약 143조원)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 규모에 대해 "GW당 가치가 수백억달러"라고 설명했다.

AMD는 막대한 물량을 구입하는 메타를 위해 지분 혜택을 주기로 했다. WSJ에 의하면 AMD는 실제 제품 매입 물량과 주가 등 조건에 따라 메타에 자사 전체 주식의 약 10%에 해당하는 최대 1억6000만주를 주당 0.01달러에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단계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

WSJ는 AI 반도체를 쓸어 담는 메타의 씀씀이에 AI 운영사들의 '반도체 전쟁'이 치열해졌다고 진단했다. 메타는 지난 17일 AMD의 경쟁사인 엔비디아에게 GPU·CPU 수백만개를 여러 해에 걸쳐 구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지 매체들은 지난해 10월 보도에서 메타가 2027년에 경쟁 업체인 구글이 개발한 AI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를 수십억달러어치 사들여 데이터센터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주장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번 AMD 계약에 대해 "효율적인 추론 컴퓨팅을 구축하고 개인용 '초지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메타가 컴퓨팅 자원을 다각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AI 업계에서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이 직접 TPU로 AI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 정도로 반도체 공급이 부족하다.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마크 리파시스 애널리스트는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최첨단 제품을 개발하면서도 생산량은 좀처럼 늘리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AMD의 경우 엔비디아의 제품에는 못 미치지만 지속적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구글과 경쟁 중인 AI 기업 오픈AI는 지난해 10월에 AMD로부터 6GW 규모의 AI 반도체를 구입하기로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