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사 고난도' 장기미제 살인사건 270건… 단죄할 수사팀은 정원미달 [장기미제, 끝내지 못한 진실(중)]

장유하 기자,

김예지 기자,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5 18:34

수정 2026.02.25 18:37

수천~수만쪽 달하는 오래된 기록
현장 훼손돼 증거 추가 확보 난항
단기에 성과 내기 어려워 선호도↓
"미제만 전담할 여건 만들어 줘야"
'수사 고난도' 장기미제 살인사건 270건… 단죄할 수사팀은 정원미달 [장기미제, 끝내지 못한 진실(중)]
경찰이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현재까지 남아있는 미제살인사건이 27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살인은 피해 회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사회적 파장이 큰 범죄인 만큼 경찰은 장기미제수사팀을 운영하며 재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한정된 인력과 열악한 수사 여건은 한계로 지목된다.

25일 파이낸셜뉴스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미제살인사건 보유 현황'에 따르면 1998년 이후 발생해 미제살인사건으로 남은 사건은 현재까지 총 274건으로 집계됐다.

미제살인사건은 2000년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폐쇄회로(CC)TV 같은 수사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는 등 전반적인 수사 환경이 열악했던 영향이다.

지난 2000년부터 2008년 사이 미제살인사건은 총 235건으로 전체 미제살인사건의 86%를 차지했다. 살인 등 강력범죄는 수사가 가장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현장 경찰들은 장기미제사건에 대해 "수천에서 수만쪽에 달하는 수사 기록을 재검토하며 단서를 찾아야 하는 만큼 수사 난도는 최상급"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기간 수사 여건의 변화 역시 장기미제사건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수사 기록이 일부 소실되거나 현장이 훼손된 경우가 많고, 주요 참고인이나 관련자가 사망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단서 확보 여건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를 포기할 수 없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중요 미제살인사건 수사팀'을 지난 2011년부터 전국 17개 시·도경찰청(세종청 제외)에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현재 인력 규모로는 수사 난도가 높은 미제살인사건을 감당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10년간 각 시·도청 중요 미제살인사건 수사팀 인원은 매년 70명대에 머물렀다. 전국 17개 시·도청 인원을 모두 합한 수치임을 고려하면, 시·도청 한 곳당 미제살인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은 평균 4명에 불과한 셈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미제수사팀은 수사 난도가 높고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워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경찰 관계자는 "미제수사팀 초기에는 범인을 검거하면 특진이 가능했기 때문에 베테랑 형사들이 많이 지원했고, 해결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 대해 집중 수사가 이뤄져 성과도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 남은 사건 상당수가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수사팀 지원 인원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여건 속에서 미제수사팀이 오롯이 미제사건만 전담하기도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장기미제사건 특성상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미제사건만 전담해 수사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다른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미제사건만 전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welcome@fnnews.com
welcome@fnnews.com 장유하 김예지 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