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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칼럼] 피해자 적극 돕는 국가 배상체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5 18:38

수정 2026.02.25 18:40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1994년 문제의 살균제 제품이 출시된 이후 30여년, 2011년 폐손상의 원인으로 규명된 지 1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국가 책임이 명문화되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안이 올해 2월 11일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것이다. 이번 특별법 전부개정은 피해구제를 위한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국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보듬고 신속한 일상회복을 돕겠다는 강력한 약속이자 '참사 피해의 온전한 배상'의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다.

우리 사회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정부는 그간 피해 인정질환 확대와 구제급여 지급 등 다각도로 노력했으나, 피해자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낮았다.

특히 2024년 6월 대법원 판결로 국가 책임이 공식 인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체계는 사업자의 책임만을 전제로 제한적 지원에 머물렀다.

이번 전부개정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타파하고 국가의 역할을 '참사의 공동책임자'로 재정립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의 피해구제 체계를 '국가 주도의 배상체계'로 전면 전환하는 데 있다. 우선 국무총리 소속의 '배상심의위원회'를 설치하여 배상 결정의 무게감을 높이고, 피해자 개개인의 손해에 대한 온전한 배상액을 결정하도록 했다.

피해자는 본인의 건강 상태와 여건에 따라 배상금을 일시금으로 받거나, 일시금 일부와 치료비를 혼합하여 수령하는 방식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보장받는다. 또한 장기 소멸시효를 폐지하여 피해자들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번거로웠던 치료비 정산 절차를 건강보험공단 대납 체계로 개선해 불편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범부처가 마련한 생애 전 주기 특례 지원방안 역시 법이 개정되면 확고한 법적 근거를 얻는다. 학령기 피해자를 위한 대학 등록금 지원 및 거주지 인접학교 우선 배정과 취업 피해자의 치료휴가 보장 등은 피해자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길을 넓힌다. 물론 이번 특별법 전부개정이 오랜 세월 고통받아 온 모든 피해자와 유가족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정부는 더욱 낮은 자세로 임할 것이다. 수시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끊임없이 채워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정부는 이러한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전(全)단계 화학제품 관리체계 완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1월 마련한 '제2차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 관리 종합계획'에 따라 모든 살생물 제품의 승인 평가를 완료하고, 인공지능(AI) 감시망을 통해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다층적 보호벽을 촘촘하게 구상 중이다.


배상체계로의 전환은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피해자들이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이제 정부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특별법 통과 직후부터 배상체계가 현장에서 빈틈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피해자들이 온전하게 일상을 회복하고 정의로운 결과가 드러나도록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