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아파트 착공 후 2~3년이면 입주가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 및 안전기준 강화 등으로 평균 36개월 이상이 기본이다. 늘어난 공사기간(최소 3년 이상)을 고려하면 지난 2023년부터 착공된 아파트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입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착공 통계가 예고하는 미래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의 경우 오는 2029년까지 '공급 가뭄'이 이어지는 구조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국토교통부 통계 자료를 보자.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지난 2023년 2만7426가구에서 2024년 2만1821가구, 2025년 2만7134가구 등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24% 늘었지만 3년 연속 3만가구를 밑돌고 있다. 앞서 5년 평균(2018~2022년) 착공 물량은 4만3189가구이다. 최근 3년 착공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셈이다. 비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전체 주택 착공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신속공급 대책에도 연립·다세대 등의 착공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서울 주택 착공 실적은 2023년 3만3305가구, 2024년 2만6066가구, 2025년 3만2119가구 등으로 과거 5년 평균(6만8000여가구)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지난해 '9·7 대책'에 이어 올해는 '1·29 대책'을 통해 도심 유휴부지 등을 개발해 6만가구를 공급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용산과 태릉CC, 과천 경마장 등 서울·수도권 핵심 입지 개발방안을 담은 '1·29 대책'은 정부의 야심작으로 오랜 기간 준비해온 작품이다.
하지만 이 대책 역시 공급 시그널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목표로 한 6만가구 대부분의 착공시점이 오는 2028년부터라는 점에서다. 공사기간(최소 3년)을 고려하면 이르면 2031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가능한 셈이다.
연간 서울 아파트 적정 공급량과 비교해도 최근 착공 실적은 부진하다. 통상 4만~5만가구를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 최근 보고서를 보면 늘어나는 1인가구 등을 고려할 경우 연평균 필요 주택 순증 규모를 6만3000여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 분석에 의하면 서울의 1인가구 증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대책은 본질적으로 실제 착공 및 준공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현재 주택시장은 더 빠른 공급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심각한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인허가'가 아닌 '착공'으로 주택 공급을 관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착공 통계만 놓고 보면 올해 (착공) 물량이 획기적으로 크게 늘어나지 않는 이상 서울은 아파트는 물론 주택 공급도 최소 2029년까지 부족 현상이 이어진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다주택자로 하여금 매물을 내놓게 하는 것도 공급을 늘리는 데 의미가 있다. 공급에는 신규뿐 아니라 기존 매물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단 기존 매물 공급은 유동적이다. 5월 9일 이전에는 매물이 늘고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후에는 정부 의도와 달리 '매물 잠김'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주택시장은 살아 있는 시장이다. 수많은 이해관계와 변수, 그리고 통계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심리에 의해 움직이기도 한다. 또 강력한 수요 조절도 한계가 뚜렷하다. 역대 정권에서 입증된 통계다. 집값 안정의 확실한 처방책은 '공급'이다. 정부의 공급이 '더 신속하게, 더 크게' 이뤄진다는 믿음을 시장에 심어줘야 한다. 공급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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