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년 만에 0.80명대 회복
청년실업·육아 문제 등 풀어내야
청년실업·육아 문제 등 풀어내야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0으로 올라섰다.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몇 명의 자녀를 낳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출생아 수 25만4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100명(6.8%) 늘었는데, 증가율로는 2007년 이후 가장 높고, 규모로는 2010년 이후 최대다.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까닭은 교육을 포함해서 양육의 어려움일 것이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여 아이를 돌보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이 부분에 최우선의 초점을 맞춰서 정책을 펴야 한다. 남성 육아휴직을 백안시하는 풍조부터 바꿔야 한다.
한국의 교육은 유난히 경쟁이 심하다. 높은 교육열은 그만큼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서울 강남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잘 키워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젊은 부부의 지상의 목표다. 사교육을 시키는 데 한달에 수백만원을 지출하는 것은 예사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과열 경쟁은 차라리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게 만든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딸 것이다.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을 것인데,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비혼(非婚) 결심을 하도록 하는 원인이 있다. 바로 청년 실업의 증가와 집값 상승이다. 직업이 없으면 결혼하기가 어렵고, 결혼을 해도 내집 마련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 양육비를 지출할 돈이 부족해진다.
저출산의 원인은 알고 보면 이렇게 단순하다. 그러나 그 원인들을 따져 보면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수많은 대책이 나왔어도 실패를 거듭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이 과연 저출산 해결을 목적으로 적확하게 쓰였는지도 되짚어봐야 한다.
저출산 탈출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근본적인 사회·경제적 문제를 풀어야 가능하다. 단박에 출산율을 끌어올리기는 불가능하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인내심으로 멀리 내다보며 지속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저출산 관련 정책과 대책들을 모아 효율성을 점검하는 일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출산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젊은 부부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보고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부영그룹이 출산을 하는 부부에게 한번에 1억원씩 지급해 효과를 보고 있다. 출산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당연히 따라야 하지만 금전 제공으로 돕는 것도 가장 현실적인 방책이다. 국가나 지자체만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 전체가 발 벗고 나서서 아이를 낳고 돌보는 일에 관심을 갖고 내 일인 것처럼 거들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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