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인공지능(AI)으로 인한 특이점을 맞이한 시대다. 2026년 현재 AI는 단순히 '신기한 기술'을 넘어 우리 삶과 산업의 기저 시스템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는 AI가 사람의 명령을 기다리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 시대에 본격 진입한다.
AI가 가상세계를 넘어 실제 물리적 세계와 결합하는 현상도 뚜렷하다. 지난 1월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현대차는 오는 2028년 미국 현지 스마트팩토리에 아틀라스를 투입, 부품 분류 공정을 맡길 계획이다.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더 이상 공상과학 속에서나 볼 풍경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AI로 인해 사라질 직업군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높다. 그중 AI 판사는 '뜨거운 감자'다. 논란이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 사법부의 행태는 AI 판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2024년 12월 발생한 비상계엄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에 대해 판사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른 판결을 내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중 최근 이른바 '김건희 사넬백'이 그렇다.
지난달 김건희 특검 사건 1심 재판 선고에서 재판부는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 김건희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받은 고가의 샤넬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구체적 청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건진법사 전성배씨에 대한 사법부 판단은 이와 달랐다. 이 재판부는 샤넬백에 대한 청탁 대가를 인정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재판부에 따라 다른 판결이 나오는 것을 '그러려니' 하고 넘겨야 하나. 비상계엄 관련 재판 과정은 우리가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어 문제를 곧바로 인식하지만 과거 비공개로 판결한 재판들, 현재도 그렇게 열리고 있는 재판들에 대해 억울한 피해자가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나. 재판 참여자들이 판사의 배정에 운을 기대야 하는 상황이 과연 맞는 것인가.
AI 판사 도입은 여전히 논란거리이고, 실현까지 당연히 깊은 협의가 필요하지만 요즘처럼 'AI 판사가 오히려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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