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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할 땐 언제고…트럼프, '관세 위법판결' 대법관들 만나자 정중하게 대우

뉴스1

입력 2026.02.26 03:31

수정 2026.02.26 03:55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건 연방대법관들을 24일(현지시간) 국정연설 현장에서 만났지만 예상과 달리 정중한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국정 연설을 하며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한 대법관들과 악수하며 입장했고, 연설 중 판결에 대해 "실망스럽다" "매우 유감스럽다"고만 언급하며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불과 나흘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 20일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비상 권한을 이용한 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6대 3으로 판결하자, 트럼프 대통령들은 이들을 향해 "불충하다" "바보들 "나라의 수치"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자신이 임명한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과 닐 고서치 대법관이 위법 판결을 한 것에 대해서는 "가문의 망신"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을 향해 "간신히 초대됐다(barely invited)"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심지어 트루스소셜에서는 대법원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졌다며 대법원을 'supreme court'라고 소문자로 쓰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날 국정연설에는 대법관 4명이 참석했다. 위법 판결의 다수 의견에 섰던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 배럿 대법관, 그리고 반대 의견을 낸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시작 전 이들 모두와 악수했고 대법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내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를 지켰다.

이런 태세 전환은 향후 대법원에서 다뤄질 주요 정책들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은 이후 출생시민권 제도 폐지와 연방준비제도 이사 해임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들의 합법성을 판단할 예정이다.


대법관들과 관계가 악화하면 향후 국정 운영에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행정부와 사법부가 마찰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기업의 선거자금 기부를 허용한 '시티즌스 유나이티드' 판결을 비판하자, 객석에 있던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듯한 입 모양을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