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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한다" vs "불참 촉구"…'응급실 뺑뺑이' 막겠다는 정부에 엇갈린 의료계 반응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6 07:42

수정 2026.02.26 07:42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응급실 뺑뺑이' 방지를 위한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응급의학회는 환영 입장을 밝혔지만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탁상공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대학병원 교수를 중심으로 구성된 반면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봉직의·개원의가 주축이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소방청과 함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증응급환자는 국립중앙의료원 산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이송 병원 선정을 지원하고, 경증인 환자는 119구급대가 수용 문의 없이 바로 이송하는 방식이다. 심정지 등 최중증 환자는 사전에 지정된 병원으로 즉각 이송한다.



시범사업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북도 등 3개 지역에서 3개월간 실시한다. 정부는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해 올 하반기 표준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번 발표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학회는 "지역의 응급의료체계와 지침을 존중하고, 소통과 협업을 통해 이번 시범사업이 시작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그동안 '뺑뺑이 방지법' 입법 움직임에 대해 "의료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법안"이라며 반발해 왔으나, 이번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환영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어 "시범사업을 통해 응급의료 현장의 문제점이 개선되고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응급의료 분야 형사상 면책, 민사상 손해배상 최고액 제한 등 법적·제도적 개선도 국회 입법을 통해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번 시범사업은 특정 직역의 편의와 정치적 이해득실을 고려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며 "회원들의 불참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응급실 뺑뺑이는) 최종 치료 가능 병원을 못 찾는 것 때문이 아니라, (응급치료 이후 전문과에서 치료해 줄 병원이) 없어서 생긴 일인데 광역상황실이 한다고 다르지 않다"며 "충분한 준비와 합의 없는 시범사업은 혁신이 아니라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의정갈등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소방청 119구급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현장 출동 후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이상 지연된 환자 수는 2023년 약 11만3000명에서 2024년 약 13만4000명으로 1년 새 18.2% 늘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