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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환율·집값에…한은, 기준금리 2.5% '6연속 동결'(종합)

뉴스1

입력 2026.02.26 11:20

수정 2026.02.26 11:2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2.2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2.2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6.2.25 ⓒ 뉴스1 이광호 기자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6.2.25 ⓒ 뉴스1 이광호 기자


금통위원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한국은행 제공)
금통위원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한국은행 제공)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했다. 이로써 한은은 6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이번 결정은 반도체 호조로 경제 성장세가 예상을 웃도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 불안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어 금융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는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해 만장일치를 이뤘다.



앞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 수준까지 낮춘 이후, 직전 회의들에 이어 이번 2월 회의까지 총 6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숨 고르기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집값 둔화 진단에도 "금융안정 측면 리스크 지속"

금리 동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착화하는 고환율 흐름이 꼽힌다. 달러·원 환율은 정부의 구두 개입과 각종 외환시장 안정 대책 발표에도 1400원 중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섣불리 내릴 경우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겨 수입물가를 자극할 위험이 크다. 이는 겨우 2%대 초반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다시 끌어올려 거시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핵심 제약 요인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불안과 이에 연동된 가계부채 증가 역시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주요 원인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압박 등 정부의 연이은 정책 효과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3주 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올라 전주(0.22%)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고, 핵심 지역인 강남구의 경우 0.02% 상승에 그치며 오름세가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대단지와 학군지, 재건축 추진 단지 등을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여전히 대기하고 있어 시장 과열의 불씨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한은은 최근 환율과 부동산 시장은 최근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여전히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금통위는 환율에 대해 "거주자 해외증권투자, 외국인 주식매도 등 수급부담과 엔화 등 주변국 통화 움직임에 영향받으며 등락하다가 최근 상당폭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가계대출은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기조 지속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으며, 수도권 주택가격은 정부 대책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호조에 2% 성장 공식화…"금리 인하 명분 축소"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통방문)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금통위는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고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도 반도체 경기 호조, 양호한 세계경제 성장세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년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1.8%)를 상회하는 2.0%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1%에서 2.2%로 소폭 올렸다. 금통위는 "금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자기기 등 일부 품목의 비용상승 압력으로 지난해 11월 전망치를 소폭 상회하는 2.2%와 2.1%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경제 성장은 호조를 보이고 물가는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설 명분은 크게 줄어들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성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6개월 점도표' 첫 도입…총 21개 점 중 16개가 '2.50%'

한은은 이번 회의부터 시장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조건부 금리전망(포워드 가이던스)' 방식을 대폭 개편해 처음 공개했다. 기존 3개월이던 전망 시계를 6개월로 늘리고, 금통위원 전원이 각자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3개의 점으로 확률 분포를 반영해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날 처음 공개된 6개월 후(2026년 8월) 조건부 금리전망 결과에 따르면, 총 21개의 점 가운데 대다수인 16개(약 76.2%)가 현 수준인 연 2.50%에 찍혔다. 이어 0.25%포인트(p) 인하된 2.25%에 4개(약 19.0%)가 배정됐고, 0.25%p 인상된 2.75%에는 1개(약 4.8%)가 찍혔다.

이는 금통위가 향후 6개월 간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출 호조에 따른 양호한 경제 성장세와 환율, 수도권 집값 등 금융안정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분간 금리를 움직일 명분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과도 부합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와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6%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뉴스1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월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만장일치로 동결을 예상한 바 있다.


금통위는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해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