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수출 늘고 소비 회복 ‘양호’… 8월까지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6 18:15

수정 2026.02.26 18:14

한은, 경제성장률 2%로 상향조정
반도체 중심 ‘수출 증가세’ 반영
환율·유가 변동 등 대외 변수 커
기준금리는 6개월 연속 제자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올해 경제성장 가능성을 높여 본 배경에는 반도체가 자리 잡고 있다. 세계시장을 이끌 정도로 경기와 수출 흐름이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반도체가 삐끗하면 전체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반도체 경기 0.2%p 기여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월 경제전망보고서'를 보면 반도체 경기 호조는 올해 경제성장률(2.0%)에 0.2%p 기여할 전망이다. 정부의 소비·투자지원책(0.1%p), 양호한 세계경제 흐름(0.05%p), 반도체·의약품 관세부과 시점 전제 이연(0.05%p) 등까지 합치면 0.4%p가 상승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건설경기의 더딘 회복이 0.2%p 끌어내렸다.

반도체의 힘은 당장 1·4분기부터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성장률이 당초 예상(0.3%)의 3배인 0.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한 증가세를 보이고, 소비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전 분기 역성장(-0.3%)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한은은 2·4분기 이후에도 소득여건 개선 등으로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게 이어지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호조와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경제 흐름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나타나며 성장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전년(1.3%)보다 0.5%p 확대된 1.8%로 추정됐다.

반도체가 희비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AI 확산이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경기의 기조적 상승 국면은 유효하다"며 "기술변화, 경쟁 구도의 급격한 전환은 시장 기대를 단기간에 재조정하면서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은이 가정한 낙관적 시나리오라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전망(2.0%) 대비 0.2%p 높아진다. 이를 위해선 피지컬 AI 확산으로 반도체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국가 주도 AI 추진이 가속화됨에 따라 수출 물량이 지난해(16%)에 근접한 증가세를 유지해야 한다. 반대로 반도체 수출 물량 증가율이 올해 6%, 내년 3% 안팎으로 둔화되는 비관적 시나리오도 있다. 이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전망치 대비 각각 0.2%p, 0.3%p 하향 조정된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반도체 경기와 그 영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며 "다른 대외 변수 중에선 미국 관세 리스크가 가장 크다"고 전했다.

■ 6개월간 금리 '꽁꽁'

기준금리는 오는 8월까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이날 공개된 6개월 조건부 금리 전망(포워드 가이던스) 점도표에서 총 21개 점 가운데 16개가 2.50%선에 놓였다. 점 4개는 2.25%, 나머지 1개는 2.75%에 찍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하 가능성은 정보기술(IT)과 이외 부분 간의 회복 속도 차이가 커 후자를 지원할 필요성에 따른 판단"이라며 "인상은 혹여나 있을 환율, 유가 변동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점도표는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 7명이 향후 6개월 내 적정한 기준금리 수준을 각 3개 점으로 표현한 결과다. 최창호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점은 경제전망을 기초로 각자 전망을 반영해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되고,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방식은 이번 금통위부터 적용돼 향후 매년 2·5·8·11월 경제전망 발표 시 공개된다.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전원이 각 3개의 투표 권한을 갖고 △2개와 1개를 서로 다른 수준으로 △3개를 동일하게 △3개 모두 다르게 제시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10월 시작된 3개월 내 포워드 가이던스는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들이 내놓은 동결·인상·인하 '가능성'만 밝혀왔다.
이조차 총재가 구두로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