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첫 조사 '늑장' 논란
공천헌금 수수 등 피의자 신분
"정치적 음해… 반드시 명예회복"
공천헌금 수수 등 피의자 신분
"정치적 음해… 반드시 명예회복"
공천헌금 수수 등 13개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9월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난 후 경찰에 대면 조사를 받는 것은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찰은 27일까지 이틀 동안 김 의원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사건이 시작된 지 상당 시간이 지났고, 관련 조사도 일정부분 이뤄진 만큼 범죄의 소명, 증거 인멸·도주 우려 등을 따져 이르면 3월 초 신병 확보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늑장 수사 의심을 받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8시 57분께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포청사에 도착한 김 의원은 취재진 앞에서 "이런 일로 조사받게 돼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제게 제기된 모든 의혹과 음해를 말끔히 해소하고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3가지 의혹을 모두 부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차남 자택 금고 보관 의혹과 관련해서는 "금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구의원들로부터 받은 돈이 공천 대가였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향후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과 관련해 '불체포특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침묵한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원의 공천헌금을 받았다가 반환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등 13개 사안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고발장은 3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공천헌금 수수 혐의다. 경찰은 이 돈이 단순히 정치 후원금이 아니라, 당선권 공천을 약속받기 위한 대가성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사실무근이며 정치적 음해"라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사실을 강 의원에게 듣고도 묵인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차남의 숭실대학교 편입과 중견기업·빗썸 취업에 개입하고, 아내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관련 수사를 무마한 의심도 불거졌다. 보라매병원·대한항공에서 자신이나 가족이 특혜를 받거나, 자신의 의혹을 폭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직 보좌진들의 직장 쿠팡에 인사 불이익을 요구한 정황 역시 터져 나왔다. 다만 김 의원은 공천헌금을 비롯해 '제기된 의혹 하나라도 법적 책임이 있을 경우 정치를 그만두겠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경찰은 첫 의혹 3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말에야 각 경찰서에 흩어진 관련 사건을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이첩했다. 이후 김 의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아내와 차남, 측근인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 전 동작구의원과 전직 보좌진 등 사건 관계인을 모두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사는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거나 탈당을 한 이후에야 이뤄지면서 '정치권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도 낳았다. 공공범죄수사대 이첩 이후 소환까지도 석 달 가까이 걸렸다. 경찰은 제기된 의혹이 많아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또 이틀간 조사에서 13가지 의혹을 모두 규명한 뒤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가 소환 여지도 남아 있다.
경찰이 신병 확보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영장을 검찰에 신청하고, 검찰은 내부 회의를 거쳐 법원에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은 김 의원이 현직 의원이기 때문에 곧바로 구속의 필요성을 따지지 않고 '체포동의 요구서'를 정부에 보내게 된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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