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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日·臺·中 반도체 협공, 정부·기업 힘 합쳐 돌파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6 18:53

수정 2026.02.26 18:53

中, AI칩 설계 역량 세계 수준 상승
日, 3곳에 반도체 거점 조성 발표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엔비디아 라이브에서 루빈 AI 슈퍼컴퓨팅 플랫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엔비디아 라이브에서 루빈 AI 슈퍼컴퓨팅 플랫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첨단 반도체 개발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우리를 이미 앞서간 미국·대만과 턱밑까지 추격해온 중국에 이어 일본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가 4국에 둘러싸여 협공을 받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도쿄 등 3곳에 설계와 장비·소재 거점을 조성해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을 지원한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들 거점 조성에 정부 예산 1306억엔(약 1조2000억원)을 지원하고 관련 기업이나 연구기관의 활동을 도와줄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해 대만 TSMC 유치와 라피더스 지원을 추진해왔다. 반도체 개발과 생산에 뒤처진 일본은 외국 기업을 유치해서라도 최첨단 반도체를 자국 땅에서 양산하겠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나아가 일본 기업들의 설계와 부품 생산 역량을 키우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는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첨단 반도체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 70% 목표 달성은 이루지 못했지만, 팹리스(설계)와 후공정 분야에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보고서는 화웨이, 바이두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칩을 설계하면서 설계 역량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수출통제에 맞서 중국식 AI 기술 생태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 기업들도 분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도 출하를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샌디스크와 고대역폭플래시(HBF) 스펙 표준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AI 서비스를 동시에 쓰는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한계가 나타나는데, HBF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차세대 첨단 반도체다.

모든 첨단산업이 다 그렇지만 반도체는 변화 속도가 빠르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경쟁에서 도태된다.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국가와 기업의 역량이 합쳐져서 시너지 효과를 거둬야 경쟁국들을 이기고 최강자로 나서고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첨단 반도체 기술의 최고 국가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엔비디아가 앞서가고 있지만 기업이 끌고 국가가 밀어주면 못할 것도 없다. 대만은 TSMC의 반도체로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4분기 98조원의 매출을 달성,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미국의 경제성장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두 기업의 경우는 반도체 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우리도 총력을 쏟아야 한다.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인프라 건설은 기본이다. 핵심은 인재 확보다.
인재가 부족하면 어떤 혁신도 이뤄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