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193조~254조원 관세 환급 위기"…트럼프, 시간끌기 카드 만지작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7 08:09

수정 2026.02.27 08:09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대규모 환급 요구 직면
환급 소송 1800건 이상 제기
일부·전부 보유 전략 등 법적 대응 검토
소급 적용 여부 최대 쟁점
재정 충격 최소화가 핵심 배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무효가 된 상호관세 징수액 환급 요구에 맞서 사실상 시간 끌기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환급이 현실화할 경우 재정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상호관세 징수액 가운데 일부 또는 대부분을 결과적으로 환급하지 않고 보유할 수 있는 법적 전략을 고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급 요구 규모는 1335억달러에서 최대 17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약 193조원에서 254조원 수준이다.

현재까지 최소 1800개 기업이 환급 소송에 나섰다는 게 미 언론들의 전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의 적법성을 다투는 재판 과정에서 패소할 경우 이자까지 포함해 환급하겠다는 서면 답변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이 환급 방식과 범위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지 않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거론되는 방안 가운데 하나는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발효된 '글로벌 관세'를 앞세워 기존 관세 징수의 합법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현재 10%로 시행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법정 최고치인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행정부는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납부된 관세에 소급 적용이 가능한지는 불투명하다.

또 다른 방안은 일부 금액을 포기하는 기업에 환급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소송 절차가 장기간 소요되고 복잡하다는 점을 활용해 자발적 합의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관세 환급과 관련해 "아마도 앞으로 2년 동안 소송으로 다퉈져야 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이후에는 "앞으로 5년 동안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법조계에서는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징수 후 330일이 지나 재무부 계좌로 이체된 경우 환급 절차가 더 지연될 수 있으며,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최소 1~2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를 대리하는 법무부가 1심 패소 시 항소하거나, 물품 출하 건별로 다투는 방식으로 환급을 최대한 늦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행정부가 환급에 소극적인 배경에는 재정 부담이 자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을 활용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트럼프 계좌' 등을 통해 환급 또는 배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월 대규모 감세 법안 통과 당시에도 향후 10년간 4조달러에 이를 관세 수입으로 세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관세 수입이 없을 경우 지난해 감세 조치는 국가 부채를 3조4000억달러 늘릴 것으로 추산됐다.
관세 환급이 본격화할 경우 재정·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관세 #상호관세환급 #무역법122조 #IEEPA #미국재정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