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친이랑 합의해서 모아온 결혼자금 오늘 삼전, 하닉 반반씩 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난 24일 올라온 글이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결혼식 비용과 전세 보증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모은 3억원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에 각각 1억5000만원씩 투자했다고 밝혔다.
"3억원 1년 뒤 10억 되면 서울집 들어갈 것'
A씨는 "여자친구와 서로 1년 뒤 이 3억 원이 10억 원이 될 것이라고 믿어서, 한 번에 서울 집으로 들어가려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아직 상승장 초입 같고 '국장 뉴노멀' 시대에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A씨의 과감한 선택은 현재까지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26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21만8000원, SK하이닉스는 109만9000원 안팎에서 거래를 마치는 등 연일 신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코스피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는 이른바 '육천피'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올라타려는 ‘개미’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 심리가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준다는 평가다.
AI 반도체 시장 확장에 대한 개미들의 믿은 '굳건'
이러한 ‘몰빵’ 심리 저변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실적 성장과 AI 반도체 시장 확장에 대한 개미들의 굳건한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를 ‘쌍끌이’하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강력한 ‘포모(FOMO·소외 불안 증후군)’ 현상과 함께 반도체 주가가 지금보다 훨씬 더 뛸 것이라는 강력한 기대 심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연일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는 최근 AI 서비스 확산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유례없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34만 원과 170만 원으로 파격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몰빵’ 투자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다. 해당 글에서도 결혼자금을 투자에 사용했다는 부분을 우려한 누리꾼들이 “이런 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 부르는 것”, “기한 있는 돈으로 주식하면 안 된다, 여윳돈으로 해야 하는데 걱정” 등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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