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거액을 출자하더라도 의결권 지분은 10% 남짓으로 제한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다만 라피더스 경영 악화시 정부 의결권이 확대되며 주요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도 부여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조만간 독립 행정법인 '정보처리추진기구'를 통해 라피더스에 1000억엔(약 9150억원)을 출자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예산을 통해 1500억엔(약 1조3730억원)을 추가 출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2026회계연도에 출자하는 금액은 총 2500억엔(약 2조2880억원)이 된다.
민간 기업 30여 곳도 라피더스에 1600억엔(약 1조4640억원) 이상을 출자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 자금보다는 적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대해 △의결권이 있는 주식 △평상시에는 의결권이 없지만 경영 악화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황금주 등 3가지 종류의 주식을 보유한다.
정부가 라피더스에 내는 자금은 전체의 약 60%에 달하지만 주식 대부분은 의결권이 없는 형태로 보유하게 된다. 최대 주주이지만 신속한 판단을 막지 않기 위해 의결권 지분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최대 주주로서 일정한 거버넌스를 확보하기 위해 민간 최대 주주의 보유 비율에 1%포인트를 더한 수준의 의결권을 갖는 구조로 설계한다.
라피더스 경영 악화 시 일본 정부가 보유한 주식은 의결권 있는 주식으로 전환된다. 닛케이는 "출자 비율과 동일한 60% 수준까지 의결권을 높이고 민간 주주들과 협력해 특별결의에 필요한 3분의 2를 확보, 회사 재건에 나서는 방안을 상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중요 사안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 황금주도 보유한다.
한편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지토세 공장에서 내년 2나노와 3나노 반도체 동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피더스가 2029년 1.4나노 제품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라피더스는 1.4나노와 1나노 개발·양산에 2031년까지 3조엔(약 28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전체 투자금은 7조엔을 넘어선다. 라피더스는 2031년 상장을 추진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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