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내란 특검 "尹, 비상계엄 선포 즉흥 아냐...권력 독점 유지 위한 것"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7 14:37

수정 2026.02.27 14:37

'무기징역' 대해서도
"가볍게 선고해" 반박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가운데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이 법원의 판단에 반박하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특검팀은 항소장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한 재판부의 법리 판단에 오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우선 특검팀은 '비상계엄 이틀 전 비상계엄을 계획했다'는 재판부 판단에 반박했다. 특검팀은 "비상계엄은 우발적 조치가 아니라 지난 2023년 10월 이전부터 기획하며 장기간 준비된 것"이라며 "원상회복 기한을 정하지 않은 권력 독점·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로 이른바 '노상원 수첩'을 들었다. 특검팀에 따르면 해당 수첩에는 비상계엄 선포와 후속 조치, 단계적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군 장성 인사 관련 내용과 국회의원 선거 일정, 특정 정치인 구금 계획 등이 적혀 있었다. 특검팀이 주장한 2023년 10월은 국방부의 군 장성 인사가 있었던 시점이다. 특검팀은 해당 수첩 내용과 실제 시행된 군 장성 인사를 비교,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그럼에도 원심은 노상원 수첩의 작성 시기와 입증되는 증명력 내지 증거가치를 간과한 채, '노상원 수첩이 작성된 시기를 알 수 없다'는 논리칙과 경험칙에 반하는 결론에 이른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그러니까 내가 계엄 선포되기 전에 병력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라는 부분을 통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병력 출동 계획을 세웠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 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등이 함께 계엄 선포 전인 2024년 11월 9일 비상계엄 실행을 구체화했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아울러 재판부가 인정한 체포명단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권력을 독점하고 이를 유지하려 했다고 반박했다. 정치 반대 세력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대표와 언론인, 법조인까지 체포 대상으로 삼았는데, 여기에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와 국회 봉쇄 등을 지시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객관적인 증거인 관련 문서와 윤 전 대통령의 내심 의사를 드러내는 외부적 행태 등에 의해 입증되는 권력 독점·유지라는 비상 계엄 목적을 인정하지 않는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내란죄 성립에 대한 법리오해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일반적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당시 상황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상황이 아니고, 더더욱 군사상 필요나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손쉽게 인식하거나 판단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여기에 "강압에 의한 국회 제압 목적으로만 국헌 문란 목적을 지나치게 한정해 판단함으로써, 특검이 주장한 나머지 국헌문란의 목적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거나 '5·18 내란 사건' 등에서 정립된 법리를 오해해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형량에 대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직접 지휘·지시한 우두머리"라며 "피고인들의 지위와 역할, 가담 정도 등을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고 죄책에 비해 형을 가볍게 선고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과 공모해 법률상 비상계엄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또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했다는 혐의도 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