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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송혜선 대표 "센과 치히로처럼 영국 오리지널 투어 기획중"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7 14:01

수정 2026.02.27 14:00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
홍광호, 양희준, 김수하 등 소속사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홍보 사진. PL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홍보 사진. PL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웨스트엔드를 홀린 창작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2027년 개막을 목표로 영국 오리지널 투어 공연을 기획 중이다.

이 작품은 공연 전문 매체 브로드웨이월드가 주최한 '2025 브로드웨이월드 UK/웨스트엔드 어워즈’에서 신설 부문인 ‘최우수 콘서트 프로덕션’을 수상했다.

제작사 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는 27일 통화에서 “(지원사업이) 투어보다는 라이선스를 선호하지만, 저는 우리 배우들의 재능이 뛰어나니 배우와 스태프가 같이 가서 보여주는 게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본다”며 “우리 배우를 먼저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PL엔터테인먼트는 뮤지컬 배우 홍광호, 김선영, 양희준, 김수하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가상의 조선 배경, 자유와 정의 찾아가는 과정 그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2019년 초연한 작품으로, 시조가 금지된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백성들이 시조와 춤으로 자유와 정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해 9월 8일, 예술경영지원센터 ‘K뮤지컬 영미권 중기 개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런던 웨스트엔드 질리언 린 시어터에서 단 1회 콘서트형 쇼케이스 ‘스웨그 에이지 인 콘서트’로 무대에 올랐다.

송 대표는 “작년 런던 무대는 하이라이트만 한 콘서트가 아니라 100분짜리 공연이었다. 원래 러닝타임이 150분 정도인데 50분가량 줄여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가 성사된 결정적 계기는 ‘1200석 규모의 극장’ 확보였다. 송 대표는 영국 파트너사 와일드파크와 함께 준비하던 중 “1200석짜리 극장이 잡히는 순간 ‘그냥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만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대관료가 하루 2000만원 수준이었다. 하루로는 준비가 부족해 추가로 몇 시간 더 잡아야 했다”고 말했다.

막상 일은 저질렀지만, 당시 흥행에 대한 걱정은 컸다. 송 대표는 “처음엔 1200석을 어떻게 채우나, 배우들이 빈 객석에서 공연하면 어쩌나 고민했다”며 “그런데 막상 예매가 열리니 300석, 500석, 700석 쭉쭉 팔리더라. 저도 ‘깜짝 놀랄 정도’로 잘 나갔다”고 회상했다. 티켓 판매가 비용 부담을 일부 상쇄하면서, 지원금과 티켓 수입을 합쳐 “실제 투입은 절반 안팎으로 줄었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이다.

공연 당일엔 변수도 있었다. 그는 “전철 파업이 나서 관객들이 늦게 왔다. 오후 7시30분에 열어야 하는데 줄이 너무 길어 10분 늦게 시작했고 공연 후 관객들이 계속 들어왔다”며 “런던 관객은 냉정하다고 들었는데 대표 넘버 '이것이 양반놀음'을 기점으로 기립하고 환호하는 모습에 (현지 파트너도) 놀랐다”고 말했다. 또 “영국은 티켓 환불이 안돼 관객들이 더 신중하게 예매한다”는 현지 사정도 전했다.

K컬처 글로벌 관심 확인..부채 소품 구매 문의도

송 대표는 이번 호응의 배경으로 K컬처에 대한 글로벌 관심 확대를 꼽았다. 그는 “관객 투표로 결정되는 상에서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이미 관심의 증거”라며 “현지 관객의 호응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2위가 단 2표 차로 갈린 박빙 결과에 대해 “이 정도면 실제로 현지에서 먹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2위는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런던을 무대로 뮤지컬의 기원을 그린 ‘썸씽로튼’이었다.

최근 영화·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콘텐츠가 성과를 내고 있는 흐름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송 대표는 “한국 영화가 한국어로 상을 받고, K팝이 한국어 가사로 사랑받는 시대”라며 “우리 작품도 한국적인 소재를 갖고 있지만 음악과 에너지는 힙하고 현대적이어서, 낯설기보다 새롭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막을 보며 웃고, 후반부에는 눈물까지 보이는 관객들을 보며 ‘정말 이해하고 공감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현지 반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부채’ 소품 에피소드도 들었다. 그는 “런던 공연이 하루짜리라 현지 파트너 측에서는 MD 판매를 굳이 진행하지 말자고 했다. 극장과 수익 분배 문제도 있고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홍보용 겸 선물용으로 한국 전통 부채를 직접 가져갔다고 한다. 평론가와 관계자, 지인들에게 기념품처럼 건넨 것이 시작이었다.

예상 밖의 반응은 관객들로부터 나왔다. 송 대표는 “공연을 본 관객들이 ‘이거 팔지 않느냐’고 먼저 묻더라. 받은 사람들도 너무 좋아했다”며 “하루 공연이라 판매를 안 한 게 아쉬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오리지널 전막 투어 목표로 준비 중

송 대표는 현지 협업 과정에서 만난 영국 배우들의 반응도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았다. 2024년 6월 한국에서 진행된 K뮤지컬국제마켓 이후, 같은 해 11월 런던에서 현지 배우들로 40분 분량의 리딩 공연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배우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직접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는 “리딩 공연을 함께한 배우 중 한 명이 한국에서 하는 본 공연에 출연할 수 없겠느냐고 먼저 제안했다”며 “홍광호 배우가 런던 무대에 섰던 것처럼, 자신도 한국에 가서 무대에 서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해당 배우는 과거 ‘미스 사이공’ 등 대형 뮤지컬 무대에 섰던 경력이 있는 배우로, “한국말을 배워서라도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송 대표는 “실제로 그 배우가 이후 한국 공연을 직접 보러 오기도 했다”며 “그만큼 작품에 대한 관심과 진정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은 ‘오리지널 전막 투어'를 하는 것이다. 송 대표는 “내년 계획으로 극장을 잡고 전막 공연으로 가려고 미팅 중”이라며 “우리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우리 배우가 가서 하는 오리지널 투어를 하고 싶다.
조명·음향·무대감독 등 메인 스태프도 우리 팀이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런던 공연에도 배우 16명과 함께 스태프까지 포함해 “총 28명”이 현지에 동행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오는 4월 25~26일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