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점포 41곳 정리·3400명 감축"…홈플, 법정관리 1년 '출구 안보인다'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1 17:10

수정 2026.03.01 17:10

서울 소재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뉴시스
서울 소재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1년을 맞은 홈플러스가 인력 감축과 점포 정리를 중심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상화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고강도 비용 절감에도 매출 회복과 자금 조달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회생의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당장, 오는 4일 전까지 회생계획 인가의 핵심 열쇠인 채권단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국내 유통업계의 한 축을 담당했던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이 지난해 3월 4일 개시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1년을 맞으면서 중대 분수령에 직면했다. 현행법에 따라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일로부터 1년 이내에 회생계획의 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기간 연장이 홈플러스 정상화의 근본 해법은 아니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지난 1년간 홈플러스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홈플러스 직원 수는 회생절차 개시 전인 지난해 2월 1만9924명에서 올해 2월 기준 1만6450명으로 1년 만에 3474명(17.4%) 줄었다. 점포수도 전성기였던 2016년 142개에서 올해 2월 말 기준 107개(24.6%)로 35개 급감했다. 홈플러스는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1600억원 수준의 인건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점포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리 대상 41개 점포 가운데 19개 점포는 올해 안에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몸집 줄이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점포와 인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만으로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과 대형마트 산업 침체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확실한 자금 조달 방안이나 매각처를 찾지 못하는게 뼈아픈 상황이다.

특히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 판단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긴급운영자금(DIP) 확보 여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당초 홈플러스는 채권단과 함께 총 3000억원 규모의 DIP 자금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협의가 지연되면서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규모 자금 투입에 나섰지만, 나머지 자금 지원에 대해 채권단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DIP가 밀린 납품대금과 인건비 지급 등에 우선 투입될 예정인 데다 대형마트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실적 악화도 기름을 붓고 있다. 홈플러스는 2021년만 해도 9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적자 전환돼 2022년 13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3년은 1994억원, 2024년은 3141억원의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고강도 구조조정과 효율화를 단행한 지난해도 적자 기조가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부담은 일정 부분 줄었지만 매출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외부 자금 유입이나 기업인수합병(M&A)이 병행되지 않으면 상황 반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